거실 LED 다운라이트 불량 DIY 수리 - MR16 안정기 구하는 법

2년 전에 아파트 집안에 있는 거의 모든 형광등을 LED 등으로 업그레이드 했었습니다. 새로 LED 등기구를 다는 방법이 아니고, 기존의 등기구를 최대한 활용해서 대체 LED등을 DIY로 설치하는 전략이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LED 재료비와 설치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집안은 두배 정도 밝아 졌는데, 사용 전기는 50% 이상 줄일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전기사용량으로 보면 한달에 330 kWh 정도 사용했었는데, LED등 업그레이드 후 280 kWh 정도로 줄어들어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당시의 후기는 아래 두 글을 참고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drkimfixnsolve.tistory.com/4

아파트 형광등을 LED등으로 자가 (DIY) 교환하기

drkimfixnsolve.tistory.com/29

난방비 절약 vs 전기세 절약

그동안 만족하면서 잘 쓰고 있었는데.. 당시에 교체했던 거실 다운라이트 하나가 최근에 죽어 있는 걸 알았습니다. 평소에 잘 쓰지 않는 등이고, 가끔 온가족이 영화 볼 때 사용하는 등인데.. 최근에 방학을 맞아 영화를 다 같이 보는데 죽어 있더라구요. 보통 LED등 수명이 십년이라고 하는데, 업그레이드한 지 2년 밖에 안됐는데 벌써 죽을 수가 있나.. 중국 제품이라 10년 수명은 무리인가 보다.. 등 별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일단 고장난 것은 고장난 것이니 LED 다운라이트 문제 해결을 도전해 보았습니다. 아래 영상을 보시면 해결과정을 천천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youtu.be/iMoQ1MYaUok

거실 LED 다운라이트 DIY 수리 과정

2년 전에.. 유튜브 하기 전에 작업한 프로젝트라 동영상을 찍어 놓지 않은 관계로.. 처음에 등을 분리하는 데 살짝 헷갈리더라구요. 그래도 두 손으로 돌려 등을 분해하고 나니.. 죽어 있는 LED 등 내부가 보였습니다. 처음엔 접촉이 안좋아 그런가해서 여러 번 뺏다 꼈다를 했는데, 별 차도가 없었습니다. 접촉 문제는 아니고..

2년 전에 교체했던 MR16 3W LED 다운라이트

다음으로 LED등이 멀쩡한 지 확인해 봐야죠. 12V 직류전원에 3W 전기를 쓴다고 되어 있으니.. 집에 있는 9V 건전지에 연결해서 이상 유무를 확인했습니다. 전에 온도조절기 수리할 때 썼던 전략입니다.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LED등은 처음 생각과 다르게 아주 멀쩡했습니다. 역시 10년 수명 LED등 이야기가 틀리지 않았습니다.

다음으로 당연히 의심해야 하는 것은 안정기인데.. 이게 본래 11W 형광등용 안정기였는데, 그냥 3W LED등을 연결해도 잘 작동하길래 그냥 쓰고 있었습니다. 천장에서 전원이 공급된 상태로 전압을 측정해 보니.. 직류전압이 전혀 나오지 않네요. 교류는 잘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결국 안정기가 고장난 것인데.. 원인을 파악해 보기 위해 안정기를 분리해서 책상에서 분해해 봤습니다. 

MR16 안정기 모습

분해된 안정기 모습

포스코 (Posco) 조명 제품이라고 써 있는데, 이게 철강회사랑은 관련이 없겠죠? 중소기업 같은데.. 램프용 전자식 안정기에 LAMP 철자를 LMAP으로 틀리게 프린트했네요. 이러니 불량품이 나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불량 원인이 뭘까 분해도 해 봤는데, 딱히 의심할 만한 지점을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 2.2 micro-F 짜리 캐패시터 다리 하나가 살짝 이상한 것 (뭐가 샜거나 루즈해 진 것)을 확인은 했으나 이게 고장 원인인지는 잘 모르겠더라구요.

자, 이제 해결책을 고민할 시간인데.. 다음 세가지 방향으로 고민해 봤습니다.

1. 대체 캐패시터를 사거나, 새 안정기를 사는 방법이 있는데.. 온라인 마켓을 뒤져 보니.. 대체 부품은 얼마 안하는 데 역시 택배비의 압박이 상당했습니다. 캐패시터는 100원도 안하는데 택배비 3000원을 요구합니다. 이게 확실하다면 시도해 볼 만 하겠지만.. 역시 작업 난이도도 높고 택배비 3천원 내면서 시도해 보기는 위험한 것 같습니다. 대신 새 안정기를 사는 방법이 있는데, 안정기는 MR16 LED 안정기로 찾아지기는 하는데.. 가격이 2500원 정도하고 역시 택배비는 최하 2500원을 지불해야 합니다. 전체적으로 비용은 얼마 안해서 이걸 추진해 볼 수는 있으나.. 차라리 얼마 안쓰는 등이니 안고치는 게 낫다는 와이프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역시 택배비의 압박만 없으면 추진해 볼 만 했으나 역시 중단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로 무료 배송있으면 사 보려고 했으니.. 한국과 사용하는 스펙이 달라보여 포기했습니다. 택배비 문제는 전에 안경줄 사며 리뷰한 적이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drkimfixnsolve.tistory.com/97

돋보기 잃어버렸어요~ 안경 분실 방지용 안경줄 알리 구입 후기

2. 택배비의 압박만 피하면 되니.. 동네 철물점과 조명가게에 전화해서 안정기가 있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MR16 LED용 안정기로 물어보면 되는데.. 철물점은 취급하지 않는다고 하고, 가장 가까운 조명가게는 부품은 있는데.. 가격을 물어보니 잠시 뜸을 들이시더니 5천원을 부르네요. 분명 순간적으로 가격을 고민하신 것 같은데..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감사하다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다른 가게에 전화를 했더니 살짝 바뻐 보이는 사장님이 저녁에 가게에 오면 3천원에 팔 수 있다고 하시네요. 그럼 저녁에 다시 전화드린다고 하고 전화를 끊고 세번째 해법을 확인해 보고 안되면 이 가게에 가서 3천원짜리 안정기를 구해 오기로 했습니다.

3. 마지막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 것이.. 아파트에서 대체적으로 LED등 업그레이드를 추진하면서 같은 부품을 형광등 폐기물 수거함에 버릴 수 있으니 여기를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날씨도 좋아서 와이프랑 운동삼아 아파트 산책을 하면서 확인해 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한동에서 3개나 동일 부품을 발견했습니다. 폐기한 지는 한참된 것 같은데 아무도 수거해 가지 않은 듯 약간 지저분했습니다. 어느 것이 작동할 지 몰라 일단 3개 다 가지고 왔는데, 그 중에서 가장 깨끗한 걸로 교체해 보니 바로 작동하네요.

형광등 수거함에서 살린 안정기들 

결국 재활용품 뒤져서 비용을 전혀 부담하지 않고 LED 다운라이트 문제를 해결한 스토리가 되겠습니다. 어찌보면 아파트가 10년 정도 되면서 다양한 대체 부품이 필요한데.. 부품을 구할 방법이 마땅하지 않습니다. 지난 번 화장실 슬라이딩 도어 롤러 문제도 그렇구요. drkimfixnsolve.tistory.com/217 

화장실 슬라이딩 거울 수납장 롤러 DIY 두번째 스토리

그런데 같은 아파트내에서 인테리어 업그레이한 집을 보면 기존 가구나 장식들을 다 뜯어내는데.. 이런 것들 중에 다른 집에서 재활용할 수 있는 부품이 제법 많습니다. 이런 부품들이 아무 재활용 기회를 갖지 못하고 버려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아파트 내에서 부품 재활용 시스템이 갖춰지면 좋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이런 것들에 관심이 없고,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책임의식보다는 법에 규정된 아파트 공용부분 관리 역할만 충실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뭐, 관리비만 잘 관리하면 된다는 생각 같습니다. 정말 훌륭한 아파트 공동체라면.. 사람 냄새나는 커뮤니티라면.. 이런 정보들이 공유되고 재활용되고 서로 돕고 그래야 할 것 같은데.. 아무래도 그런 것들은 요즘 아파트에서는 조금 힘든 것 같습니다. 시간이 더 지나고, 필요성이 생기고, 그러면 혹시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안 생길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이상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