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 믹서기/블렌더 실리콘 고무 패킹 DIY 만들기

코로나로 힘들었던 2020년이 지나고, 2021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좀 더 나은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올해 첫 프로젝트로 물이 새서 사용할 수가 없게 된 필립스 믹서기 혹은 블렌더를 되살리는 프로젝트를 수행해 봤습니다. 보통 믹서기가 고장나면 모터가 고장나거나 고무바킹 혹은 고무패킹이 낡아서 못쓰는 문제인데, 저희 집의 경우엔 모터나 블레이드는 이상이 없고, 고무 패킹을 잃어버려 물이 새는 바람에 쓸 수가 없는 경우가 되겠습니다. 와이프는 새 블렌더를 사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고무패킹만 사면 되니 멀쩡한 기계를 버리기 보다 고무패팅을 사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 알아봤는데, 딱 이 부품에 맞는 고무패킹 제품을 팔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필립스 HR2146 블렌더/믹서기인데 고무패킹이나 sealing ring으로 찾아볼 수 있는데, 필립스 홈페이지에는 비슷한 부품을 파는데 현재 모델에 딱 맞는 부품은 취급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또 어떤 사이트에서 검색은 되는데 똑같은 제품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가격이 대략 2만원 쯤 되서 포기했습니다. 알리도 뒤져 봤는데 똑같은 부품을 찾기가 난망했습니다.

고무패킹을 잃어버려 물이 새는 믹서기 부품

간단한 고무패킹이 가격이 비싼 부분도 이해가 되지 않고, 어차피 간단한 고무이니 호환 제품을 만들어 파는 업체가 있을 것 같아 네이버, 쿠팡 등 오픈 마켓을 뒤져 봤습니다. 일단 고무패킹이나 고무 오링을 취급하는 업체는 매우 많더라구요. 특히 믹서기에 들어가는 제품은 각링이라고 부르는 것 같은데.. 안쪽 지름, 바깥쪽 지름, 두께를 스펙으로 이미 만들어진 제품도 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믹서기에 딱 들어가는 각링을 찾기는 쉽지 않더라구요. 주문 제작을 할 수는 있는 것 같은데, 수량을 10개 단위로 파는 경우도 있고 약간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다른 방법으로 실리콘 패킹을 직접 DIY로 제작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해 봤는데..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지난 번 싱크대 수리에 쓰다 남은 항곰팡이 실리콘 실란트가 말랑말랑했던 것이 기억나 이것을 이용해 원형 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잠시 생각해 봤습니다. 그러나 실리콘 실란트는 건축용으로 사용하는 것이어서 음식물에 사용하기는 독성 부분이 걱정되더라구요. 그래서 이 방법 역시 포기했습니다.

다음으로 생각난 해법이 실리콘 고무를 직접 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3D 프린터 등을 활용하면 될 것 같은데.. 이 방법을 시작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프로젝트가 될 것 같아.. 포기했습니다.

거의 자포자기 상태로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불현듯 실리콘 고무를 오릴 수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라 "실리콘판" 이라는 검색어로 검색을 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실리콘고무를 30cm x 30 cm 단위로 두께 별로 팔고 있더라구요. https://coupa.ng/bOMf3C

HSW실리콘판 제조공장(30cm*30cm*1mm)반투명

아하! 무릎을 탁 치는 해법이었습니다. 가격도 얼마 안하고 원하는 사이즈로 오려 넣어면 되니 가장 간편하고 나름 창의적인 해법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믹서기 실링에 필요한 두께를 재 보니 대략 2 mm 정도 여서 300x300x2 제품으로 주문했는데, 택배비 포함 대략 6천원을 냈습니다. DIY 수리 완료 중에 깨달았지만, 조금 비싸더라도 3 mm 짜리나 4 mm짜리를 주문했어야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최종적으로 이 실리콘 고무판을 오려서 블렌더의 물의 새는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youtu.be/qS9lTWBi7mY

물이 새는 믹서기 수리하기 동영상

DIY 과정에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실리콘 고무판이 너무 얇아 한겹으로는 sealing 효과가 없어서 물이 새더라구요. 한장 더 제작해서 두겹으로 실링을 해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두겹을 했을 경우 블레이드를 잠글 때 꽉 잠기는 느낌이 듭니다. 

그동안 사용하지 못했던 믹서기 수리기념으로 딸기와 우유를 넣고 딸기 쉐이크를 만들어 봤는데 (꿀을 약간 넣으면 훨씬 맛있습니다!), 모든 가족이 오랜 만에 맛 본 딸기 쉐이크에 새해 첫날부터 매우 만족스러워했습니다. 올해도 힘차게 성공적으로 DIY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아 지네요. 올 한해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제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을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 새해에는 모든 일이 잘 풀리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