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넷 물리학) 코로나 시대 시간역행 테넷 대화법 - 식당에서 비말 튀지 않게 말하기

코로나가 잘 잡히나 싶더니 지난 8월 중순부터 다시 창궐 조짐이 보였습니다. 전국 단위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상향된 지 벌써 2주가 훌쩍 넘어 가면서 시민들의 스트레스 레벨도 이렇게 저렇게 점점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로 일일 확진자수가 한때 400명을 넘어섰다가 요즘 겨우 100명 대로 내려 왔습니다. 100명 아래로 내려와야 생활속 거리두기로 돌아갈텐데요, 조금 더 힘을 내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 가족도 거의 3주간 집콕하다가.. 오늘 점심 외식도 나가고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영화관도 방문해 봤습니다. 극장에서 내려가기 전에 테넷은 봐야 할 것 같았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영화 테넷을 CGV에서 보고 왔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중인 극장에 첫 입장했어요~

영화관은 예전에 봤던 것의 1/10 수준으로 사람이 훨씬 적고요.. 극장 망하면 어쩌나 걱정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입장과 함께 체온 측정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라고 가족들도, 연인들도 한 칸씩 떨어져 앉아야 했습니다. 영화는 무척 재미 있었습니다. 

예전에 대기까지 서야 했던 동네 식당도 1/3 수준으로 줄었드라고요. 그런데 의외로 식당에서는 조용히 식사해야 하는데 크게 대화하면서 식사하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마스크를 벗고 밥을 먹고 있는데 그런 분들이 엄청 부담되더라구요. 그러다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숨을 내쉬면서 대화를 하면 비말이 튀기 때문에 코로나 시대엔 조용히 식사하라고 하는데.. 비말이 튀지 않도록 숨을 들이마시면서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코로나 시대에 적합하지 않을까? 그래서 가족들에게 설명해 주고 시연을 했더니 가족들이 모두 밥먹다가 뿜을 뻔 했습니다. 

그런데 이거 생각할수록 신박한 방법인 것 같고.. 급기야 집에 돌아와 유튜브 동영상을 제작했습니다. 오늘 본 테넷 영화와 일맥 상통하는 면이 있어 이름을 "코로나시대 시간역행 테넷 대화법"으로 붙여 봤습니다. 숨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니 공기역행, 시간역행 개념과 일맥상통하고요. 물리학 법칙에 위하면 시간역행으로 공기을 역행해도 동일한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시연은 조금 어려운데 아래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테넷 대화법: 카페 식당에서 비말 튀지 않게 공기역행 대화하기 ㅋㅋㅋㅋ 

시간역행으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맛 있어요" 등 간단한 대화를 할 수 있고, "코로나 시대 테넷 대화법을 소개합니다. 앞으로 식당에서 숨을 들이마시며 대화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라는 긴 문장도 말할 수 있습니다.

ㅋㅋㅋ 들숨으로 말을 하면 일단 숨이 많이 가빠집니다. 목소리도 평소의 날숨 목소리가 아니고요, 처음엔 발음을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만 자꾸 연습하면 발음이 점점 좋아지더라구요. 확실한 것은 비말은 거의 튀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한번씩 연습해 보세요. 단점이 살짝 많이 웃길 수 있습니다.

저는 그냥 식당에서 조용히 식사하렵니다. 가끔 필요할 때 가족들한테만 테넷 대화법을 사용해 보려고요 ㅋㅋㅋ

(추가 2020/9/7) 나름 교육적이고 창의적인 컨텐츠인데, 유튜브에서 동영상 플레이를 막아 버렸네요. 처음엔 잘 플레이 됐는데.. 오늘 아침에 보니 플레이가 안되네요.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는데.. 1. 초반에 극장에서 촬영한 놀란 감독 인터뷰를 포함시켰다? 2. 시간 역행이 스포일러다? 3. 코로나와 테넷이라는 키워드가 유튜브 금기어다? 중에 하나 일 것 같습니다. AI가 착각했다기 보다는 영화사 쪽에서 인풋을 넣었을 수도 있고요. 특이한 것은 이 영상 키워드가 문제인지 이상한 계정들의 댓글이 몰려오네요. 뭐지? 일단 원래 동영상을 삭제하고 앞 부분 편집해서 다시 업로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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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제에 조금 교양적인 물리 내용을 추가하자면.. 이름하여 테넷 물리학 정도 되겠습니다. 영화에서는 시간역행을 time inversion이라고 부르는데.. 보통 inverse는 역함수의 경우에 많이 쓰는 단어로서 함수가 f 일때 역함수는 보통 f^-1 으로 표현하는 식이죠. 영화에서 inversion은 물리학 법칙의 t 자리에 -t를 집어 넣은 경우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보통 물리학에서는 이런 경우는 time reversal 이라고 부릅니다. 유명한 time-reversal symmetry가 F=ma 뉴튼 물리학 법칙에 존재합니다. 공간 좌표를 시간으로 두번 미분하기 때문에 t나 -t나 같은 결과를 줍니다. 물론 time-reserval symmetry 가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바로 자기장 (자석의 힘)이 포함된 경우에 time-reversal symmetry가 깨지곤 합니다. 전자가 꺼꾸로 가면 자기장의 방향도 꺼꾸로 바뀝니다. 물리학에서도 inversion symmetry가 있는데 보통 이 경우는 spatial inversion symmetry처럼 공간에 대해 사용합니다. 공간좌표 (x,y)가 들어갈 자리에 (-x,-y)를 집어 넣어도 똑같은 경우입니다. 축구공 (버키볼, C₆₀) 같은 경우 inversion symmetry가 있다고 하죠.

그럼 영화에서는 왜 time reversal이라는 단어를 안쓰고 time inversion이라고 했을까요? 짐작하기로는 아마 물리학하고 조금 동떨어져도 대중이 좀 더 이해하기 쉬운 단어를 선택한 것 같습니다. 아니면 이건 진짜 물리가 아니다를 살짝 암시하는 걸까요? inverse나 reverse나 꺼꾸로라는 의미로는 비슷해 보이는데.. 그냥 덕후들을 위해 time reversal로 해 주지 하는 아쉬움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