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와치로 측정한 GPS 운동 데이터 - 마라톤, 축구할 때 실제로 얼마나 어떻게 뛸까?

2014년 애플와치가 처음 나왔을 때 운동을 좋아하는 저는 바로 열광했었습니다. 애플와치를 통해 운동을 더 많이 할 수도 있고, 운동 데이터를 더 잘 수집할 수 있을 것 같더라구요. 2015년 애플와치가 정식 출시되고 지금은 애플와치 1세대라 불리는 최초 버젼을 미국에서 구매할 수 있었고, 작년에 애플와치 시리즈 4로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지난 4년 간 평소 생활할 때는 물론이고 야외에서 운동할 때, 짐에서 운동할 때, 축구할 때, 마라톤할 때 등 꾸준히 애용하고 있습니다.

애플와치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폰의 메세지나 전화를 긴급히 확인할 수 있고, 특히 전화를 놓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그 밖에 스마트워치로서 다양한 기능이 있지만 대부분은 사용하지 않고, 운동, 타이머, 긴급 전화 등을 주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또 애플와치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심박센서를 이용한 심박수의 주기적 측정도 있겠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더 중요한 기능일 것 같습니다. 참, 맥 컴퓨터의 암호를 자동해제하는 기능도 의외로 유용합니다.

이렇게 애플와치의 여러가지 장점도 있지만.. 기존 일반 시계와 다른 불편한 점은 하나는 매일 충전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배터리를 아껴야 하니 평소에는 시계가 꺼져 있다가 시계를 보려고 들어 올릴 때만 화면이 켜지는 것입니다. 첫번째 문제는 생활습관으로 충분히 해결 가능합니다. 아침에 출근할 때 차고, 저녁에 퇴근하고 충전하는 패턴으로 사용하면 기본 18시간 배터리 수명은 (장거리 출장을 제외하고) 큰 불편없이 사용가능 합니다. 물론 배터리 수명이 점차 줄어 3년 정도 사용하면 저녁 때 쯤에 시계가 꺼지기도 합니다. 배터리 갈 때가 된 것이죠.

두번째 문제는 은근히 불편한데.. 특히 시계가 까맣게 꺼져 있으니 처음엔 시계가 아닌 것 같은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지금은 많이 익숙해 지기도 했고, 약간 패션 같기도 해서 괜찮아졌지만, 시계를 깨우는 행위가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최근 출신된 애플와치 시리즈 5에서 이 문제를 해결한 것 같더라구요. 상시켜짐 (Always-On) 레티나 화면이라고 소비전력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 같습니다. 그러고도 18시간 배터리 수명이라고 하는데 이질감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라면 이미 익숙해 졌으니 배터리 수명도 길게 유지할 겸 계속 꺼 두는 걸 선택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서론이 매우 길어졌는데.. 오늘은 애플와치로 모은 운동 데이터 중에 신기한 데이터를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먼저 지난 9월 1일에 대전마라톤 대회가 열렸는 데 여기에 10km 미니코스 마라톤에 참가했었습니다. 이때 애플와치 운동 앱을 켜고 달렸는데, 이때 얻은 데이터입니다.

제20회 대전마라톤 대회 10km 미니코스 참가 운동 데이터

엑스포 광장에서부터 과학관-지질연구원-생명연-카이스트 등 연구단지 구석구석을 달렸던 10 km 미니 마라톤 코스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각 마라톤 구간에서의 속도도 색깔로 표시되고 있습니다. 초록색은 가장 빨리 달렸던 구간이고, 노란색은 천천히 달리거나 걸었던 구간이고 붉은 색은 거의 걸었던 구간입니다. 특히 카이스트 강당 앞 언덕이 가장 힘들었었던 것 같습니다. 총 달린 거리가 9.24 km로 나오는데, 이는 대회 주최 측에서 중간에 (카이스트 동문 앞) 교통 통제를 제대로 못해 700m 정도를 잘못 안내해서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카이스트 동문에서 구성동 3거리를 왕복하고 왔어야 하는데 그냥 좌회전 시키더라구요.

내년에는 제대로 운영하기 바라겠습니다.

마라톤할 때 영상 촬영은 아이폰을 팔에 차고 달리는 암밴드를 만원 주고 11번가에서 구매했습니다. http://www.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340197225&xfrom=&xzone=

마라톤할 때 팔에 스마트폰 차고 달릴 수 있는 암밴드 

지난 주에 회사 동료들과 친선 축구를 하면서도 애플와치의 운동앱을 실행시켜 보았습니다. 전반 40분 후반 40분 뛰었는데 결과는 우리 팀이 5:2로 이겼고, 제가 포워드로 전반 1골, 후반 2골을 넣어 헤트트릭을 기록했습니다. 아래가 당시의 운동데이터입니다. 

전후반 40분씩 축구하는 동안의 운동 데이터

이 데이터를 보면 매우 놀랍습니다. 아주 열심히 뛰었다고 생각했는데 대부분 걸어다닌 것 같습니다. 1시간 20분동안 6.7 km을 이동했으니까 일반적으로 1시간에 4-5 km 걷기 때문에 대부분 걸었다고 나오는 위 데이터와 일치합니다. 빨간 부분은 천천히 걷는 것이고 노란색은 그래도 조금 빨리 움직인 것이고 초록색은 전속력으로 달린 듯 보입니다. 아래 쪽 부분에서 두 골을 넣었는데 어느 궤적이 골을 넣은 부분인지 알아보기 쉽지 않네요.

박지성 선수 전성기에 90분간 12 km 뛰었던 것 매우 존경해야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