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이하 미국 사회보장세금 (Social Security Tax) 돌려받는 방법 - 한미 사회보장협정과 그 사각지대

미국에서 일을 하게 되면 연방세 (Federal tax), 주세 (State tax)와 함께 사회보장세 (social security tax)를 내야 합니다. 연방세와 주세는 세금으로 내는 것이라고 하지만 사회보장세는 우리나라의 국민연금과 같은 것으로서 65세 이후에 사회보장연금으로 돌려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최소 10년 이상 납부해서 분기당 1점씩 총 40점을 채워야만 연금 수급권이 생깁니다.

미국 사회보장 부서

처음에 미국에서 일하게 되었을 때 무슨 이유에선지 첫해에는 사회보장세를 걷지 않더라구요. 한미협정에 의거해서 그렇다고 하는데 그 당시엔 자세한 내막을 몰랐습니다. 그리고 둘째해부터 사회보장세를 걷기 시작해서 총 5년간을 납부했습니다. 미국 회사에서 퇴직하고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문제는 미국 사회보장연금엔 반환일시금 제도가 없어 10년을 채우지 못하면 이미 납부한 연금을 돌려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포기하고 지내다가.. 최근에 미국에 납부한 연금을 돌려받는 방법을 알아보았더니 이미 2001년에 한미 사회보장협정을 체결해 놓았더라구요. 이에 의하면 미국 사회보장연금 가입자와 한국 국민연금 가입자가 상호 가입기간을 연계할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우리나라 내부에서 공적연금 (국민연금-직역연금) 연계제도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즉 미국에서 5년을 근무해서 10년을 채우지 못한 저의 경우 국내에서 국민연금 가입자로 5년만 일하면 합산 10년 연금 가입기간이 인정되어 5년에 대한 미국 사회보장연금 수급권도 생기고 나머지 5년에 대한 한국 국민연금 수급권도 생기는 구조입니다.

국민연금 홈페이지에 있는 한미 사회보장협정 설명 자료

문제는 국내에서 국민연금 가입자만 혜택을 본다는 사실입니다. 사학연금, 공무원 연금, 군인연금 등 직역연금 가입자들은 이 협정의 대상자가 아닙니다. 저는 이 부분이 조금 이해가 가지 않더라구요. 이미 국내에서 2009년부터 공적연금 연계제도를 통해 국민연금과 직역연금의 가입기간을 합산해서 수급권을 인정해 주고 있습니다. 또 국민연금과 미국 사회보장연금도 같은 방식으로 수급권을 인정해 주고 있고요. 당연히 직역연금과 미국 사회보장연금도 가입기간을 합산해서 수급권을 인정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현재 제도가 미비하다면 보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관련해서 해당 기관에 문의해 보면 현재 제도가 그러해서 어쩔 수 없다고 답변합니다. 국민연금 측에서는 직역연금이 해당 협정을 따로 맺어야 한다고 답변을 하고요, 당연히 협정은 외교부가 맺어야 한다고 친절히 안내해 줍니다. 자기들 소관은 아니라는 얘기였습니다. 직역연금 측에 문의해 보니 협정을 맺은 국민연금 쪽에 알아보라고 하고 그런 일을 처리하는 부서가 따로 없다고 답변합니다. 공적연금 연계제도와 한미사회보장협정은 서로 관련없는 제도라는 답변도 도중에 들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둘다 국민의 안정적 노후를 위해 연금제도상의 최소 가입기간 산출 방식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제도인데 왜 관련이 없다고 답변을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문과적으로 보면 다르게 보이나요? 물리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같은 취지의 같은 제도로 보입니다.

국민이 외국에서 열심히 일하고 납부한 세금을 그나라 연금으로 돌려받는 것이고 국민연금이든 직역연금이든 우리나라 기금에 전혀 부담을 주지 않고 국민의 안정적 노후에 도움이 되는 방안인데 왜 공무원들이 이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외국에서 일하다가 국내 직역연금 가입자로 편입된 분들이 많기 때문에 차제에 연계제도를 개선한다면 많은 분들이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외국과 협정을 다시 맺어야 한다면 2009년 공적연금 연계제도의 취지에 맞게 협정도 다시 맺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단추를 끼워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지만.. 일단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넣어 봤습니다. 제도간의 불일치에 따른 국민 권익의 침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신고를 했는데 어떻게 답변이 오는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는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한 내용의 일부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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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 납부한 5년의 사회보장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던 중 한미 사회보장협정에 의해 한국 국민연금과 미국 사회보장연금의 가입기간을 연계해서 수급권을 인정해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최소 가입기간이 10년이어서 5년 가입한 저의 경우는 수급권을 인정받지 못하지만 한국에서 국민연금으로 5년을 가입하면 협정에 따라 양국에서 연금 수급권을 인정받게 됩니다. 문제는 제가 한국에서 국민연금이 아닌 직역연금을 13년째 가입 중에 있습니다. 직역연금은 한미 사회보장협정 대상이 아니어서 가입 기간 산입에 이용할 수 없고 따라서 기납부한 미국 사회보장연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막혀 있습니다.

한편 국내에서는 국민연금-직역연금 연계제도를 시행하고 있어 각 연금간 가입기간을 연계하여 각각의 연금 수급권을 상호 보완해 주고 있습니다.

즉 가입기간을 계산할 때 국민연금 기준으로 미국사회보장연금 가입기간을 연계할 수 있고, 또 직역연금 가입기간도 연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직역연금과 미국사회보장연금은 연계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본인은 직역연금 가입 대상자라는 이유만으로 한미사회보장협정 대상에서 제외되어 미국 사회보장연금 수급권에 불이익을 받고 있습니다. 이는 기시행중인 공적연금 연계제도의 취지에도 맞지 않습니다. 정부는 현 제도상의 불일치를 해소해서 직역연금 가입자가 미국사회보장연금 수급권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보건복지부와 외교부, 국민연금 관리공단, 직역연금 관리공단에서 힘을 합쳐 해결할 수 있도록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제도의 불일치 상황에 따른 국민의 권익침해여부를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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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2020/9/28) 위 해당 민원은 국민권익위원회에 잘 접수되어 조사 중에 있습니다. 답변 기한이 2020년 12월 18일로서 무려 90 일 정도 고민하시는 것 같습니다. 정부에서 오랜 기간 고민해 주시는 만큼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래 봅니다.

(추가 2020/12/8) 민원 답변기한이 다가오고 있는데.. 공식 조사는 끝났고, 심의 위원회에 상정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민원이 이렇게 처리되는 것은 처음 보구요.. 대부분 담당자가 고려해 봤으나 어쩔 수 없다 정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심각하게 고민해 준 정부 담당자들께 감사드리고..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램입니다. 주변에 비슷한 불이익을 받는 분도 있어 모두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 위원회 상정 소식 이메일

(추가 2020/12/16) 권익위원회 심의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받았는데.. 부정적 답변을 받았습니다. 법률적 해석인 듯 한데.. 신기하게 우리말인데 무슨 말인지 딱 안들어오게 답변이 왔네요. 부정적이라는 느낌만 확실할 뿐 이유를 분간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쓰는 것도 같습니다. 한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가. 고충민원 취지

한·미 사회보장협정에 따라 국내 ‘국민연금법’에 따른 국민연금 납부기간과 미국에서 사회보장법에 따른 사회보장세금 납부기간을 연계할 수 있는데, 신청인의 경우 00연금에 가입되어 있을 뿐 국민연금에 가입한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미국에서의 사회보장세금 납부기간에 대하여 국내 00연금 납부기간으로 연계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

나. 우리 위원회 심의·결정 취지

① 한·미 사회보장협정은 협정 당사국의 이해득실 등을 고려하여 상호 협상의 과정을 통해 합의에 이르러 체결된 국가 간 조약이고, ② 조약에 규정되지 않은 00연금 가입자에 대하여 협정상 근거 없이 가입기간으로 합산할 수 없으며, ③ 신청인은 국민연금 가입 이력이 없으므로 국내 직역연금 연계 대상에도 포함될 수 없으므로, 피신청인의 조치가 위법·부당한 것으로 보기 어려워 안내하고 종결 처리"

담당 조사관께서 백방으로 노력하신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원활한 협조 내지는 조율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다른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을 지 계속 관심이 갖고 고민해 봐야 하겠습니다. 미국과 새로 협정을 맺으면 되는데.. 누가 먼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이냐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공무원이 스스로 하기는 버거워하는 것 같고요.

(추가 2020/12/28) 후속작업으로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관 주무관님과 통화하였고,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고 좀 더 연구 및 협업해 보겠다고 하셨습니다. 관련하여 아래처럼 보건복지부에 국민제안을 신청하였습니다.

"제목: 한미 사회보장협정의 국내 사학연금 가입자 포함을 위해 개정 제안

현황 및 문제점
- 한미 사회보장협정에 따라 한국의 국민연금과 미국의 사회보장연금 수급권은 서로 연계되어 있음 
- 하지만 한국의 사학연금 가입자들은 상기 협정의 대상이 아닌 관계로 미국의 사회보장연금 수급권을 확보할 방법이 없음 
- 예를 들어, 미국사회보장연금을 5년 납부한 국민이 한국 국민연금을 5년 이상 가입했을 경우 미국사회보장연금 수급권이 생기지만, 한국 사학연금을 5년 이상 가입한 경우엔 미국사회보장연금 수급권이 생기지 않음 
- 사학연금은 정년 65세까지 가입해야 하는 관계로 국민연금으로의 전환도 불가능함 
- 미국사회보장연금은 한국 국민연금과 달리 일시불 제도가 없기 때문에 사학연금 가입자들은 기납부한 미국사회보장연금에 대한 수급 권리가 원천적으로 사라짐 
- 미국의 경우 정부출연기관이나 주립대학의 교직원도 사회보장연금을 가입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한미사회보장협정에 따른 불이익을 받고 있지 않음 
- 미국사회보장연금을 납부하고 한국 사학연금을 가입하고 있는 연구원 출신 교직자들이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에, 한미사회보장협정 수혜 사각지대를 적극적으로 해소할 필요가 있음 

개선방안
- 한미사회보장협정 개정을 통해 한국 사학연금 가입자의 경우에도 미국 사회보장연금 수급권을 연계할 수 있도록 함 
- 미국의 경우 일반국민, 주립대학 교직원, 정부출연기관 연구원이 모두 사회보장연금을 가입하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일반국민, 정부출연기관 연구원은 국민연금, 교육기관 교직원은 사학연금에 가입하고 있어 상호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음 
- 상호주의에 입각하여 한국 사학연금을 한미사회보장협정에 추가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방안임 

기대효과
- 한미사회보장협정의 수혜를 받지 못하는 한국 사학연금 가입자들을 구제할 수 있음 
- 한미간 불일치 제도를 개선할 수 있음 
- 국민의 노후 생활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음 
- 블로그 글에 자세한 진행사항을 정리했으니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https://drkimfixnsolve.tistory.com/183"

(추가 2021/2/11) 국민제안 답변은 진즉 받았는데.. 오늘 내용을 업데이트 합니다. 정부 측에서.. 특히 교육부 교원정책과에서 시간을 갖고 추진하겠다는 답변입니다. 시간이 좀 걸릴 것을 경고하시던데.. 협정 개정이니.. 예전처럼 8년 씩이나 걸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추후 비정기적으로 추진 상황을 전화로 문의하는 것으로 담당자 분과 통화했습니다.

"1. 안녕하십니까. 교육부 교육협력팀입니다. 먼저 우리 부 업무에 관심을 가져주신 데에 대하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귀하의 제안의 내용 중 우리 부의 소관 사항인 사학연금 관련사항에 대해 답변 드립니다.

2. 귀하의 제안은 “한미 사회보장협정에 사학연금 가입자 포함을 위한 개정 제안”으로 이해됩니다.

3. 우리 부는 귀하께서 제안하신 사회보장협정 체결의 취지와 필요성에 대해서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귀하의 블로그를 통해 귀하께서 취하신 여러 가지 노력에 대해 새로이 알게 되었는 바, 이에 매우 송구한 마음입니다.

4. 사회보장협정은 국제법상 조약과 동일하게 취급되는 바, 대통령의 비준 및 국회 동의 등 사회보장협정의 체결 및 효력 발휘를 위해서는 매우 긴 시간(한미 사회보장협정의 경우 약 8년)이 소요되며, 외교부 등 우리나라 관련 부처뿐만 아니라 협정 대상국 정부 기관과의 오랜 실무교섭을 필요로 합니다.

5. 뿐만 아니라 협정 체결 및 이후 관련 업무를 담당할 조직 신설 및 인력 충원(국민연금의 경우 약 34명으로 구성된 국제협력센터) 등 직제 개편 및 예산 확보를 비롯한 여러 선결과제가 존재하여 현재로서는 사학연금의 사회보장협정 추진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6. 이러한 상황에 대해 귀하의 이해를 부탁드리며, 향후 기회가 닿을 때마다 우리 부는 사학연금의 사회보장협정 체결을 위해 보다 노력하겠습니다.

7. 본 답변과 관련하여 추가 문의사항이 있는 경우에는 교육부 교육협력팀 박선무(☎044-203-6460, tpsm84@korea.kr)에게 문의하여 주시면 친절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한미 사회보장협정이 개정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격려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