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어린이날 단상 - 코로나19 대전 승리 맞이 두달 만의 외출기

오늘은 5월 5일 어린이날이네요. 1922년 방정환 선생님이 주창해서 시작되었다는 어린이날.. 뉴스에 일본도 어린이날이 있다고 해서 일제 때 따라했나? 잠시 웹서핑을 해 보니 어린이날은 우리나라가 훨씬 먼저 시작했네요. 일본은 1948년 시작했는데 우연히 5월 5일 (단오)에 맞춰 시작했나 봅니다.

집안에 어린이가 있다보니 최근 몇 년간은 어린이날이 밝은 기억만 있었던 것 같습니다. 주로 대전 근방에서 놀다가 2016년엔가 남들이 다 가지말라고 말렸던 어린이날 에버랜드를 도전했던 기억이 납니다. 의외로 어린이날 에버랜드엔 사람이 미어 터질 정도로 많지는 않았었습니다. 대전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해서 펜션 체크인하고 개표소도 도착했더니 줄이 30-40 미터 정도 있었지만 참을 만 했습니다. 입장하자 마자 사람들이 없을 때 목표로 했던 재밌는 것들을 후다닥 헤치우고.. 나머지는 줄 서며 천천히 즐겼더니 저녁에는 이미 녹초가 되었던 기억이 나네요.

에버랜드는 디즈니랜드에 비하면 살짝 캐릭터의 힘이 약한 느낌? 그러다 보니 중국산 팬더를 강하게 밀었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만의 에버랜드만의 캐릭터가 더 많아 졌으면 합니다.

2016년 5월 5일 어린이날 아침 8시 51 분 에버랜드 개장 전 개표소 상황

에버랜드 사파리에서 본 기린 (2016)

에버랜드 명물 팬더 (2016)

올해는 집안 마지막 어린이날이 되겠습니다. 둘째가 졸업하면.. 이제 상징적인 날로 기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난 2월 말부터 코로나 때문에 두 달 넘도록 온 가족이 집콕을 하고 있었는데..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대한민국이 거의 (유일하게) 승리한 것 같은 분위기에서.. 마지막 어린이날을 그냥 보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드디어 두 달만에 4인 가족이 완전체로 첫 외출을 했습니다. 우선, 저희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대전의 유명한 음식점 서구 만년동 설악칡냉면을 방문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주차장이 꽉 찬 것 같더니 식당에 올라가니 사람들로 만원이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하루 전이긴 한데 이미 사회는 (마스크로 무장하고) 정상 생활로의 복귀를 준비 중인 것 같았습니다. 당연히 그래야 하고 우리는 그럴 자격이 충분히 있는 것 같습니다. 이슬람에서 동절기 금식기간이 있고 (라마단) 금식이 끝나면 다같이 음식을 즐기는 축제를 즐기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식사 중에 가족과 대화했습니다.

맛있게 양념갈비와 냉면을 쌈 싸먹고 (이 집만의 비법~!).. 결재하며 사장님께 언제부터 사람이 이렇게 붐볐냐고 하니.. 이번 석가탄신일부터 손님이 오기 시작했다고 하면서 한시름 놓았다는 표정이시네요. 저희도 두달만의 첫 외출이라고 말씀드리고 그동안 고생하셨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렇게 대한민국은 다시 활기를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냉면 후 한밭수목원 산책 (2016)

냉면 후 늘 옆에 있는 한밭수목원에서 산책을 했었는데.. 올해는 마지막 어린이날 기념이니.. 코로나19 대전 스타일로.. 소소하게 근처의 롤캣이라는 실내 롤러스케이트장을 방문했습니다. 온라인 등교 및 학원 생활에서 벗어나 신나게 1시간 동안 롤러스케이트를 즐기더라구요. 큰 딸은 한시간 타고 발바닥에 물집 생겼다고 하네요.

롤캣 롤러스케이트장의 어린이들

모두 마스크를 써야 입장 가능하고요.. 어린이날인데 비도 오고 그래서 그런지.. 나름 많은 어린이들이 롤로스케이트장 시설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대한민국은 코로나 사태에서 벗어나 정상 상태로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빨리 예전의 밝고 즐거운 어린이날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