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소나타 ABS 리콜 퓨즈 릴레이 박스 (킷) 제거 원상복구 후기

2018년 1월 현대자동차는 ABS 모듈의 화재 가능성 때문에 2004-2013년 생산된 거의 백만대 가까운 NF소나타와 그랜저TG에 대해 리콜을 실시하였습니다. ABS 모듈의 전선부가 장시간에 걸쳐 습기나 오일에 노출되었을 때 쇼트가 발생하여 화재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 리콜의 주 이유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현대자동차가 이상하게 문제해결을 접근했습니다. 리콜 대상인 ABS 모듈을 직접 수리해 주는 방식이 아닌 퓨즈 박스에 ABS 전원을 차단하는 릴레이 박스를 설치한 것입니다. 습기나 오일 노출시에도 쇼트가 발생하지 않도록 ABS 모듈에 새로운 조치를 취하는 것이 아니고, 쇼트가 발생했을 때 화재가 나지 않도록 ABS 퓨즈 전원을 끊은 겁니다.

아래 사진은 그렇게 해서 새로 설치된 ABS 퓨즈 릴레이 박스와 새 뚜껑에 있는 퓨즈 박스 설명입니다. 매우 어리둥절한 상황이죠. 

ABS 리콜용으로 추가된 릴레이 박스와 새 뚜껑 사진

이 방법은 여러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문제해결 방법을 국토부가 승인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일단 장기간 노출된 습기와 오일에 의해 쇼트가 발생하면 ABS 모듈은 정상작동하지 않습니다. ABS가 정상 작동하는 조건을 유지하도록, 그래서 쇼트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라고 리콜명령이 이뤄졌어야 합니다. 쇼트가 발생한 상황에서 화재만 발생하지 않도록 전원을 끊는다는 것은 ABS 문제를 해결한 것이 아니고 ABS 문제를 우회해서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 방법을 제시한 것에 불과합니다. 쇼트가 발생해서 고장난 ABS 모듈은 화재만 안났을 뿐 개인이 고쳐야 합니다.

더 큰 문제는 전원장치를 추가함으로서 ECU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할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요즘 자동차는 전자적 요소가 점점 강해지고 있고 많은 부분에서 ECU가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당연히 ECU가 ABS 모듈을 관장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추가된 ABS 퓨즈 릴레이 박스가 ECU 전자 기능의 간섭을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ECU 간섭의 대표적인 현상으로 연비저하가 있습니다. 리콜 킷을 장착하고 나서 엑셀을 밟았을 때 뒤에서 당기는 느낌이 있다는 후기가 매우 많습니다. 제 NF소나타도 같은 증세가 있고, 연비도 만땅에 450km에서 400km 이하로 10-20% 감소했습니다. 더 심각한 현상은 그랜저TG에서 보고되고 있는데 LPG나 LPI 엔진일 경우 시동꺼짐이나 RPM 불안정을 호소하는 TG 카페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TG 카페에서는 리콜 킷을 제거하는 원복 후기가 상당히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원복 후에 당연히 시도꺼짐이나 RPM 불안정은 사라졌다고 합니다. NF는 상대적으로 전자적 제어가 덜 개입되어 있는지 시동꺼짐 등은 덜 보고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비저하는 심심찮게 보고되고 있고요. 일부 TG 운전자들은 리콜 킷 장착 후 ABS 점등 등 불안정한 전기제어를 호소한 경우도 있습니다.

리콜 킷의 또 다른 문제는 릴레이 보드가 크다 보니 다른 퓨즈를 가리는 문제입니다. 알티네이터, 이그니션 등 10개 정도의 퓨즈가 가려지기 때문에 나중에 퓨즈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진단하기도 어렵고, 수리하기도 번거롭습니다. 왜 이런 어리석은 결정을 했는지.. 이를 실행한 현대자동차의 엔지니어는 무슨 죄인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연비저하를 해결하기 위해 이것 저것 (연료필터, 점화플러그 교환) 시도했는데, 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작년 2월에 장착한 ABS 리콜 킷을 의심할 수 밖에 없고, 리콜 킷을 제거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해 봤습니다. ABS 퓨즈 원상복구를 위해서는 원래 들어 있었던 10, 20, 40 A짜리 퓨즈와 나사 3개, 뚜껑이 필요합니다. 저는 현대자동차 고객서비스에 전화해서 연비저하와 리콜 릴레이 킷의 연관 문제를 제기했고, 블루핸즈 주재원과 통화 후 오리지날 부품을 확보했습니다. 아래는 블루핸즈에서 받은 부품들입니다.

리콜킷 장착 전에 붙어 있던 오리지날 퓨즈와 나사, 뚜껑 사진 

리콜 킷에 장착되어 있는 퓨즈는 길이가 짧아 재활용이 불가하고, 부품점에서도 확보가 쉽지 않은 듯 합니다. 원복을 원하시는 분은 리콜서비스를 받은 블루핸즈에 전화해서 부품을 확보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나사도 길이가 달라 원래 부품이 필요합니다. 당연히 원래 뚜껑도 확보해야 하고요.

아래는 ABS 퓨즈를 원복하는 영상입니다. https://youtu.be/6n-g5DDqP_I

또한 탈착화 퓨즈 릴레이 박스 내부도 분해해서 살펴봤습니다. https://youtu.be/gfPuCAgjNvU

작업은 한 10분 정도 소요됩니다. 배터리 음극을 탈착함으로서 ECU 초기화도 자연스럽게 이루어 진 것 같습니다. 원복 이후 자동차는 좀 더 가벼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연비가 상승하는지는 다시 연료를 보충하고 좀 더 모니터링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연비가 회복되지 않더라도 리콜 킷을 재장착할 생각은 없습니다.

화재 위험성을 감수하는 것보다 연비저하를 겪는 것이 낫겠다는 반응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현대자동차의 악의적인 행동을 NF/TG 운전자들이 용인해 주는 꼴이라는 생각입니다. 현대자동차의 비용을 줄이기 위해 국가적인 에너지 낭비 (연비저하)를 용인하는 꼴인데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화재발생 가능성도 낮을 뿐더러 만약 ABS 때문에 화재가 난다면 적극적으로 현대자동차와 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자동차와 국토부의 전향적인 ABS 리콜 재검토가 이루어지길 바래봅니다.

(추가 2019/9/9) 최근 연비가 뚜렷하게 나아진 것 같지 않아 다시 리콜킷을 장착했습니다. https://youtu.be/TdY_BBKsMGM

(추가 2020/9/4) 결국 현대자동차 NF소나타와 그랜저TG의 ABS 모듈 전원부에 화재발생 가능한 치명적 결함이 발견되어.. 듣도 보도 못한 조건부 리콜이라는 것을 결정했네요. 조건부란 ABS 경고등이 들어와야 무상수리해 준다고 합니다. 자세한 스토리는 다음 글에서 참고해 주세요. drkimfixnsolve.tistory.com/178

NF소나타/그랜저TG ABS/ESC 모듈 주차 중 화재 가능성에 조건부 리콜 - 경고등 점등시 무상교환

ABS 경고등에 불들어 왔으면 꼭 리콜 대상인지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