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완전 방전했을 때 대처 요령 - DIY 점프스타트 vs 보험긴급서비스

2004년 NF소나타 배터리가 방전되었습니다. 추운 날씨 때문에 시동이 안걸리나 했는데, 완전 방전된 것으로 봐서는 날씨 때문이 아니고 어딘가 전기가 샜던 것 같습니다.

완전 방전은 자동차가 아무 반응이 없는 경우입니다. 요즘 자동차는 전기로 작동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전기가 어느 정도 살아있다면 어느 정도 반응을 하게 됩니다. 시동은 안걸리지만 라디오는 나온다든지, 실내등이나 헤드라이트 불은 들어오는 경우입니다. 이럴 때는 완전 방전이 아니고 배터리 전압이 일정 전압, 대부분 12 V 이하로 떨어진 경우입니다. 추운 날씨 때문일 수도 있고, 배터리가 노후화돼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엔 배터리를 교체해 주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반면에 완전 방전이 되었다면 자동차가 그야말로 먹통이 됩니다. 이 경우엔 배터리가 건강하더라도 전기를 잡아먹는 뭔가가 오랜 시간 작동했다는 뜻이니 뭐가 전기를 잡아 먹었는지 알아내야 다시 방전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보통 헤드라이트를 안 꺼서 완전 방전이 잘 발생했는데 요즘은 헤드라이트도 다 오토로 작동해서 방전할 만한 구석이 별로 없습니다.

방전이 되었으면 차 안에 들어가야 하는데, 열쇠가 있다면 열쇠로 차 문을 수동으로 열고 차 안으로 진입하면 됩니다. 방전할 만한 것들을 일일이 확인해 보면 되는데, 대부분 실내등을 켜 놓고 차를 떠나거나 비상등을 켜고 떠났을 경우 방전이 됩니다. 저희 차는 마침 주말에 자동차를 사용한 와이프가 실내등을 켜고 끄는 걸 잊어 버리는 바람에 완전 방전이 되었습니다. 원인을 쉽게 찾았으니 다행이고, 다시 시동을 걸고 충전해 주면 문제가 간단히 해결됩니다. 평소에 잘 작동하던 차가 갑자기 먹통이면, 보통 방전의 원인도 실내등이나 비상등처럼 간단한 경우가 많습니다. 

실내등 끄는 걸 깜빡해서 배터리가 완전 방전되었습니다

자동차가 방전되면 점프스타트를 하면 되는데.. 자동차가 2대고 점프선 장비가 있으면 직접 DIY로 점프 작업을 해도 됩니다. 그런데 요즘 자동차 보험엔 긴급서비스 비용이 대부분 포함되어 있으니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합니다. 이미 지불한 비용이기도 하고, 긴급 서비스를 받음으로써 정비 기사분도 일정한 수입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딸아이가 아빠는 모든 걸 DIY 하는 것 아니었냐고 물어보는데.. 이 경우는 DIY를 할 수 있지만 보험 긴급서비스를 받는 것이 더 맞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제 관점에서는 제가 들이는 노력 (비용+시간) 대비 개선 효과를 최적화하는 것에 관심이 있는데 이 경우는 비용이 0원이니 무조건 서비스 받는 것이 낫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DIY 문화 확산 같은 뭔가 위대한 그런 것이 있는 줄 알았는데.. 하면서 깔깔깔 웃네요. 가성비 최적화를 위한 나름의 창의적 해결법을 찾는 것인데.. 결국은 비용이 가장 중요한 변수이고 DIY 하느냐 마느냐는 왔다갔다 하네요 ㅋㅋㅋ

자동차 보험에 긴급서비스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주위에 점프선이 있는 분을 수소문해서 점프를 부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도 점프선을 하나 갖고 있는데, 만일 주차장에서 배터리 방전으로 고생하는 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줄 생각은 늘 갖고 있습니다. 저도 그런 도움을 많아 받았었고 그럴 때 너무 고마웠습니다. 점프라는 것이 아주 어려운 작업도 아니고 큰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고 자동차 배터리 전압을 연결해 시동만 걸어주는 작업이지만.. 곤란한 지경에 처해 있는 사람에게는 너무 고마운 일일 수 밖에 없습니다. 예전 미국 시절에 자동차 문제로 고생하고 있으면 지나가는 미국인들이 너도 나도 달려와 도와주려고 했던 것들이 생각나네요. 우리도 자동차 DIY 문화 확산해서 서로 서로 돕고 살면 좋겠습니다.

배터리 점프하는 모습: 음극(검은색)을 맨 마지막에 연결하면 됩니다

긴급서비스 기사님은 늦기는 했지만 확실하게 점프를 해 주셨습니다. 새 배터리에 연결하자 마자.. 강제로 문을 열었으니 비상벨이 요란하게 울리고 내부 전자장치는 모두 리셋되었습니다. 시동은 살짝 달달 거렸지만 확실히 걸리네요. 아마 추운 날씨 때문에 전류 양이 조금 약한 듯 보입니다. 자동차 시동이 걸리려면 전압도 기준 전압 이상이어야 하지만 전류량을 어느 정도 되어야 합니다. 전류가 나오지 않으면 배터리를 교체해야하고요. 아래 점프하는 영상 참고하세요. youtu.be/E9WhelmUhzA

완전방전된 자동차 되살리기

점프스타트 후에는 완전방전된 배터리가 다시 충전될 수 있도록 충분히 엔진을 가동해야 합니다. 충분히는 보통 시내주행 20-30분을 의미합니다. 초보자나 잘 모르시는 분들은 점프스타트를 해 주면 감사한 마음에 얼른 시동을 다시 끄고 감사하다고 인사하는데.. 그렇게 되면 다시 시동이 안 걸려 다시 점프해야 합니다. 점프를 받으면 시동을 끄지 말고 20-30분 운전해야 한다는 것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자, 요약하면 자동차가 배터리 완전방전으로 먹통인 상태가 되면 1. 배터리가 완전방전인지 확인하고, 2. 방전의 원인을 파악해서 재발하지 않도록 하고, 3. DIY 점프를 하거나 보험 긴급서비스를 이용해서 시동을 걸고, 4. 점프 시동 후 20-30분간 충분히 운전해서 배터리를 충전해 줘야 합니다.

일시적인 방전인 경우는 배터리를 교체할 필요가 없고, 시동이 평소에도 잘 안걸리거나 어렵게 걸리는 경우엔 정비소에서 배터리 테스트를 부탁하고 노후화 판정이 나면 배터리 교체를 진행하면 됩니다. 가끔 정비기사들이 초보자들에게 다시 시동이 안걸릴 수 있으니 새 배터리로 교체하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저도 20년 전 초보일 때 당했었습니다ㅠㅠ).. 당황하지 마시고 천천히 배터리 수명 테스트 진행하면서 교체 시기 판단하면 됩니다.  

(추가 2021/6/27) 점프해 주시는 분이 배터리를 보더니 아반떼 배터리가 들어있다고 하면서.. 다음에 새 배터리로 교환할 때 NF소나타용 더 큰 용량 배터리로 교환하라고 알려주셨었습니다. 지난 번에 현대 블루핸즈에서 교환한 것 같은데.. 작은 사이즈를 넣어 주었나요? 본네트를 열어 배터리를 확인해 보니 MF48-23GL 이라고 써 있는데.. 이게 60 Ah에 해당한다고 하네요.

NF소나타에 장착되어 있는 배터리

NF소나타는 80Ah짜리가 규격이라고 하던데.. 우째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시동이 약간 힘없이 걸리는 느낌은 받았는데.. 작은 사이즈로도 잘 유지되나 보네요. 일단 이 배터리 수명이 다할 때까지 사용은 해보고.. 나중에 수명이 다하면 80 Ah 짜리를 쇼핑해서 장착해야겠습니다.

(추가 2021/11/6) 드디어 배터리가 수명이 다한 것 같습니다. 와이프가 20분 정도 라디오를 켜고 스마트폰 충전을 했다고 하는데, 시동이 걸리지 않네요. 라디오는 들어오는 데 시동이 불량이니 처음엔 스타터 수명이 다했다고 의심했습니다. 스타터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찾느라고 혼났는데.. 겨우 찾기는 했지만 (스로틀바디 뒤쪽에 꼭꼭 숨어있어요) 스타터를 툭툭 치는 것만으로 시동이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결국 보험서비스를 불러 봤는데.. 전압을 측정해 보더니 12.3 V 정도 나오기 때문에 배터리가 수명이 다했다고 하더라구요. 충분한 전류를 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https://youtu.be/celWdMyo5zg

시동불량일 때 대처요령

몇시간 후 다시 시동을 걸어 봤더니 시동이 걸리기는 하지만 왠지 시동걸리는 소리가 갤갤갤 거리는 것 같고.. 와이프도 그동안 시동 걸면서 불안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지난 번에 공부해 놓은 대로 60 Ah짜리 배터리에서 80 Ah짜리 배터리로 업그레이드 하기로 했습니다.

배터리를 현대 부품점에서 사도 되지만.. 지난 번에 폐배터리를 받아주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대신 네이버 쇼핑에 보니 폐배터리를 2만원 정도에 받아주며.. 80 Ah짜리 델코 배터리를 5만6천원 정도에 팔더라구요. 배송비 1만원 내면 배송해 주고 폐배터리도 수거해 가는 옵션이더라구요. 다만 반납 배터리가 60 Ah로 사이즈가 구매배터리보다 작다보니 규격 차이만큼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10 Ah당 3000원해서 6천원을 입금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공업사에서 서비스 받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게 7만원 정도에 새 배터리로 교체한 것 같습니다. 

NF소나타 배터리 교체에 필요한 공구는 10미리 스패너와 12미리 소켓과 연장대 정도인데, 장비가 없을 경우 네이버 쇼핑 업체에서 공구 대여도 가능한 것 같습니다. 폐배터리 반납할 때 공구를 같이 반납하면 되기 때문에 의지만 있다면 자동차 배터리 교체 DIY를 직접 도전해 볼 수 있습니다. 자세한 교체 과정은 위 동영상을 참고하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