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수리공 (quantum mechanic)의 중고차 DIY 자가 정비 스토리 - 닛산 센트라, 토요타 코롤라, 혼다 오딧세이

결국 가벼운 말장난이지만.. 양자 수리공 quantum mechanic에 대한 가벼운 스토리를 적어 보겠습니다.

원래 양자역학은 물리학 뿐만 아니라 일반에게도 어려운 것으로 매우 유명하죠. 영어로 Quantum Mechanics입니다. 요즘은 양자컴퓨터 때문에 더 유명해 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자동차 정비공을 영어로 mechanic이라고 하고요. 따라서 quantum mechanic은 양자 수리공이라고 번역해야 하고 DIY 정비 초보자 혹은 하수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미국에 살때 아시던 물리하는 분께서 자동차 자가 정비 고수이신데 혼다 오딧세이 timing belt를 자가 교체도 직접 DIY 하셨습니다. 주변에서 그 분을 full mechanic이라고 불렀습니다. 저도 그 분을 따라 DIY 정비를 시작하며 저는 아마 그분에 비하면 quarter mechanic이라고 했다가.. 실력이 조금 늘어나니 half mechanic이라고 했다가.. half and half가 결국 확률이니 quantum mechanic이라고 하면 되겠구나 했습니다. 

미국에서 끌었던 2006 혼다 오딧세이 모습

아래는 다른 곳에 적었던.. 제가 자가 정비의 길로 접어든 스토리입니다. 첫 정비는 토요타 코롤라의 디스트리뷰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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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처음 중고자동차를 사고 정비를 시작한 것은 2005년쯤인 것 같습니다. 1990년 토요타 코롤라를 1500불에 주고 샀는데 디스트리뷰터가 나가서 퇴근하는 도중에 엔진이 멈춰 버렸습니다. 어쩌지? 당황해서 어찌저찌하다가.. 자가 정비 DIY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지나가는 미국 아저씨가 왠 동양인이 멈춰선 자동차를 붙들고 씨름하고 있으니.. 자기 차로 돌아가서 드라이버를 하나 들고 오더니 점화플러그에 갖다 대며 시동을 걸어보라고 합니다. 시동이 걸리지 않자 한마디..

"자동차가 시동이 안걸리는 이유는 전기 아니면 연료 둘 중에 하나이다. 너는 전기가 안나오니 아마 디스트리뷰터가 나갔을 거다."

이 얼마나 명쾌한 진단이며 답변인가요? 그 말에 직접 고쳐보리라 결심하고 (일단 와이프에게 알리고) 자동차를 아파트 파킹랏으로 토잉하고 도서관을 들락날락하며 메뉴얼을 가지고 공부했습니다. 당시엔 인터넷보다는 공립도서관에서 자동차 메뉴얼로 공부하는 것이 정석이었는데.. 요즘은 모두 다 유튜브에 있죠.

아무튼 디스트리뷰터가 어떤 상태이면 고장이고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는지 공부했고, 또 한국인 자동차 DIY 정비계의 사부님이 한 분 계셔서 자문을 구해보니 Junk Yard라는 곳을 알려주셨습니다. 그곳에 가면 제가 원하는 모든 부품을 싸게 구매할 수 있다고 하십니다. 우리말로 치면 폐차장 정도에 해당합니다. 그렇게 정크야드에 난생 처음 방문해서 살벌한 미국의 언더월드를 경험하며.. 중고 디스트리뷰터를 사와 고장난 부품을 떼어내고 달았습니다.

첫 시동이 걸리는 순간 와이프 내려 오라고 하고.. 키를 돌리는 데.. 부웅~ 정말 눈물이 다 나더라구요. 그래봤자 1000불 밖에 안하는 차였지만.. 너무나 가슴 벅찬 순간이었습니다.

1990 토요타 코롤라

그때 이름 붙였습니다. 나는 Quantum Mechanic이라고.. 미국에서 자동차 정비사는 Mechanic이라고 부르는데.. 물리 전공자인데다가 어떤건 고치고 어떤건 고치지 못하니.. 확률론적인 자동차 정비사라는 뜻으로 그렇게 이름을 붙였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양자역학 용어를 조금 써 보면... 고치거나 못고치거나 중첩된 상태에 있다가.. 측정이 들어가는 순간.. 한 상태로 축퇴되는 정비사 정도 되겠습니다.

그렇게 닛산 센트라, 토요타 코롤라, 혼다 오딧세이 등을 정비했었습니다.

아래는 지금 기억나는 대로 그동안 DIY로 정비했었던 것들을 적어 보겠습니다. 

1. 토요타 코롤라 디스트리뷰터 교체 - 갑자기 시동이 꺼짐

2. 토요타 코롤라 점화플러그 교체 - 시동이 잘 안걸리는 문제

3. 토요타 코롤라 로우 컨트롤 암/볼조인트 교체 2회 - 자동차가 미끄러져 바퀴가 틀어짐

4. 토요타 코롤라 머플러 교체 - 머플러에 빵꾸가 남

1998 닛산 센트라와 함께 찰칵

닛산 센트라 정비 매뉴얼

5. 닛산 센트라 브레이크 패드 교체

6. 닛산 센트라 써머스탯 교체 - 뜨거운 바람이 안나오는 문제 해결

7. 닛산 센트라 배터리 교체 - 시동 꺼짐

8. 닛산 센트라 엔진오일 교체

9. 닛산 센트라 오디오 교체

10. 닛산 센트라 드라이브 벨트 교체

2001 혼다 오딧세이 사진

혼다 오딧세이 정비 매뉴얼

11. 혼다 오딧세이 파워 스티어링 센서 수리 - rpm 불안정 수리

12. 혼다 오딧세이 엔진오일 교체

2002 토요타 코롤라

한국에 돌아와선 거의 최소한의 DIY 정비만 했네요. 에어컨 필터 교환 빼고는.. 거의 대부분 공업사에서 작업했습니다.

13. 현대 NF소나타 에어백 센서 점등 수리

14. 현대 NF소나타 스포츠 모드 불량 수리

15. 기아 모닝 운전석 암레스트 수리

대략 이 정도가 생각나네요. 대충 보면 경정비 수준이고 아주 깊게는 실력이 부족해서 들어가지는 못했습니다. 장비도 좀 부족하고요. 올해 들어 집중적으로 DIY한 것들은 지난 글에 정리해 뒀습니다. https://drkimfixnsolve.tistory.com/91

중고자동차 (NF소나타) 연비개선을 위한 DIY 정비 가이드 (by Quantum Mechanic)

장비는 미국에서 산 것들을 이사올 때 유압식 프레스 (재키) 만 빼고 대부분 들고 왔습니다. 미국에서야 파킹랏이나 가라지에서 작업했었는데.. 한국 아파트에서 어떻게 작업할 지 매우 막막했지만.. (요즘 지하 주차장은 그야말로 자동차 DIY 천국입니다) 그동안 창고에 잘 넣어 두고 필요할 때 마다 꺼내서 심심찮게 사용했었습니다. 기본 공구는 50불 주고 산 중국제 144 피스짜리구요, 코스트코에서 더 좋은 것도 살 수 있었는데 동네 부품샵에서 싼 걸로 샀었습니다. 심지어 15불 정도 리베이트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또한 부족한 공구가 있을 때 마다 추가적으로 구입한 것들이 있습니다. 대략 이 정도로 대부분의 자동차의 너트를 핸들링 할 수 있기 때문에 만족해 하고 있고 추가 투자는 와이프 허락을 받아 가며 최소한으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 휠너트가 안풀려 쇠파이프 하나 더 샀습니다 (https://drkimfixnsolve.tistory.com/76). 또 전에 잠시 얘기했었는데.. 거의 필수 도구인 토크 렌치는 없습니다. 어느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 대충 손으로 감으로 조이고 있습니다.

15년 된 NF소나타를 장난감 삼아 폐차할 때까지 DIY로 잘 관리할 생각이고 딸들이 운전할 때 되면 첫 차로 선물해 줄까 생각 중입니다.

대략 이 정도로 양자수리공 스토리를 마치며.. 이 글 보시는 분들.. 자동차 DIY 도전해 보세요. 그래 봤자 mechanic일 뿐입니다. 자동차는 간단한 동작원리(mechanism)만 알면 의외로 쉽게 고쳐집니다. 물론 사전에 좀 공부가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만 취미로는 최고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