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발생하는 화장실 깨진 타일 셀프 보수하기

올 겨울 최강 한파가 몰려오더니 갑자기 화장실 타일이 깨졌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처음 발생하는 일이었는데, 검색을 해 보니 많은 집에서 겨울철에 날씨가 추워지면 타일이 깨진다고 하네요. 보통 신축 아파트에서 입주한 지 1-2년 안에 발생하는 것 같은데.. 입주한 지 10년이 다 되가는 아파트에서 타일이 깨진 것은 조금 이례적인 것 같습니다.

올 겨울 한파에 깨진 화장실 타일

겨울이라고 해서 화장실 타일이 깨지는 것은 조금 오묘합니다. 보통 온도가 올라가면 열팽창 때문에 금속이나 세라믹들이 늘어나게 되는데.. 그래서 타이트하게 맛물린 화장실 타일은 깨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타일 사이에 간격을 벌려 시공하고 그 사이를 줄눈시공이라고 소프트한 것으로 메워 놓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겨울에 온도가 내려가면 열수축이 일어나게 되는데.. 왜 열수축이 타일에 크랙을 만드는지 한번에 이해는 가지 않네요. 타일의 균일도에 문제가 있어 부분 별로 열수축 비율이 달라 크랙을 발생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혹자는 타일 뒷면의 빈공간 때문에 그렇다고 하기도 하고, 입주 초기라면 습기 때문이라고도 하는데.. 입주 10년이 지나서 발생한 문제이니 좀 더 근본적인 문제가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온도에 따른 세라믹의 크랙 원인 분석? 뭐 이런 연구 주제가 떠오르네요.

온도에 따른 물성 변화는 매우 중요한 물리학 문제입니다. 어떤 경우에든 온도가 변하면 물질의 성질이 변하게 되어 있고, 이에 대해 자세히 연구하고 원인에 대해 고민해 봄으로서 새로운 물리학적 사실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물리학을 처음 배울 때 학회나 이런 데 가서 질문할 것이 없으면 이렇게 질문하라고 배웠습니다. "선생님, 아주 재밌는 발표였습니다. 그런데 혹시 온도 의존성에 대해서는 연구해 보셨나요? Sir, it is a great talk. Have you checked its temperature dependancy? or What happens if tempeature varies?" 이렇게 질문하면 십중팔구 아주 수준 높은 질문으로 받아들여 집니다. 잘 모를 땐 온도 의존성에 대해 질문해라 ㅋㅋ 물리학자들 웃기지 않나요?

그건 그렇고.. 타일이 깨졌으니 보수하는 법을 조금 공부해 봤습니다. 역시 타일 장인들이 많으니.. 타일을 떼고 새 타일을 붙이는 방법이 가장 스트레이트포워드 (straightforward)합니다. 문제는 10년 정도 지나면 동일한 타일을 구할 수도 없고, 지난 번 온돌마루 보수에서도 다루었지만 (drkimfixnsolve.tistory.com/202), 대부분 인건비로 비용이 들어갑니다. DIY 셀프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역시 품이 많이 들테고, 비용 대비 효과가 좋은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갈라지는 것이라면 구지 새 것으로 고칠 필요가 있을까요? 보기에는 좋을 것 같은데, 비용 측면에서 보면 새 타일을 구지 넣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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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해결 과정에서 언제나 비용 대비 효과를 고민하는 돋보기김선생은.. 심지어 "문제를 덮는 것도 해결책이다?"라는 도발적인 발언도 서슴치 않는데.. 이번에도 평소 철학에 따라.. 역시 집에 굴러다니는 실리콘 (지난 번에 싱크대 수리하고 남은.. 일부 굳어있는 항곰팡이 투명실리콘입니다)을 이용해서 깨진 타일 긴급 보수를 진행해 봤습니다. youtu.be/rKHXwwpbLRE

겨울철 깨진 타일 보수하기 동영상

보통 벽면이나 타일이 갈라졌을 때 하얀색 백시멘트로 보수되어 있는 것을 많이 본 것 같은데요.. 백시멘트나 실리콘이나 크랙을 방지하는 데 비슷한 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크랙을 그냥 노출하느냐 하얀색으로 가리느냐 정도의 미관상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투명 실리콘으로 작업해 놨더니 보수를 안한 것 같은 착시현상은 발생하네요 ㅋㅋ 아무튼 실리콘으로 메꿔져 있으니 타일 크랙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기를 바라고, 혹시 다른 타일이 또 깨지면 안되니 바닥난방이 들어가지 않는 이 화장실 문은 평소에 열어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겨울철 갑자기 깨진 타일에 속 상하신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