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고농도계절 대비 아파트 세대 환기시스템을 공기청정기로 업그레이드 하기

미세먼지와 코로나19로 거의 실내에 갇히게 된 2020년 2월 22일이네요. 역사가 오늘을 어떻게 기억할까요? 이 또한 지나가겠지만.. 우리 세대에서는 숫자 2로 이루어진 특별한 날짜인 오늘이 매우 특별한 순간일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얼룩져 버렸지만.. 다음은 2022. 2. 22일 정도? 2222년 2월 22일까지는 살기 힘들겠죠?

오늘은 지난 몇 주간 진행했던 실내공기 질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를 공개하고자 합니다. 2006년 이후 건축법에서는 100세대 이상 아파트 (공동주택)의 경우 세대 환기시스템을 설비하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저희 아파트 (도안신도시 상대동 3블럭 한라비발디)가 2008년 건축 승인되고 2011년 입주했던 관계로.. 환기시스템이 세탁실 천장 위에 설치되어 있고 화장실 환풍기와도 연동되어 있어.. 입주 초기때 부터 세대 환기시스템의 필터 관리에 관심이 많았었습니다. 아래 두 글을 보시면 과거 기록을 볼 수 있습니다. 

https://drkimfixnsolve.tistory.com/272

[다음블로그 복원] 세대환기용 전열교환기 필터교체

https://drkimfixnsolve.tistory.com/51

세대 환기시스템 전열교환기 DIY 공기정화필터 교환 및 24시간 가동시 전기 사용량 (하츠 나드림)

그런데 최근 미세먼지 문제가 사회적으로 중요해지면서 저희집도 공기청정기도 구입해서 사용해 보고.. 이것 저것 환기필터에 대해 알아보는 과정에서 요즘 최신 아파트들은 세대환기시스템에 헤파필터를 추가해서 공기청정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 아파트는 2008년 승인된 때문인지 거의 1세대 환기시스템이 들어가 있는데.. 한라건설의 공급업체 공급단가 후려치기 때문인지 (필터가 얼마나 한다고..) 이상하게도 환기필터가 부직포 프리필터 (내기, 외기 각각 1개씩) 밖에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부직포 프리필터는 벌레, 먼지 등 큰 입자들은 막아주는데,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먼지는 걸러내지 못한다고 합니다. 참, 한심한 일이지만.. 당시엔 미세먼지가 큰 화두가 아니었으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하츠의 세대 환기시스템에는 프리필터에 추가해서 헤파필터를 추가할 수 있는 레일이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어떻게 업그레이드 할까 다양하게 알아 봤습니다. 먼저 필터를 구매해야 하는데.. 하츠를 통해 구매할 경우 프리필터도 비쌀 뿐더러 헤파필터는 더 비싸게 불렀습니다. 프리필터 2장, 미디어필터 (E12) 1장에 5만 5천원을 부르더라구요. 근데 이게 그동안 거의 하츠의 독점이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여기서 구매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뭔가 불합리해서 그동안 진행하지 않고 있다가.. 최근에 필터를 DIY 제작해 볼까 하여 부직포나 헤파필터를 직접 구매하는 것을 알아 보던 중.. 한 두 업체에 전화해 보면서.. 전열교환기 필터 제작 및 판매가 거의 춘추전국시대 정도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환기시스템이 표준화되지 않았으니, 환기필터 사이즈가 중구난방이고.. 필터라는 게 아주 고급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고.. 부직포나 종이 비슷한 헤파필터를 주문제작 사이즈에 맞게 재단만 하면 되는 것이니.. 거의 원가 + 노동력으로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사업 아이템으로 변해 있는 듯 했습니다. 제가 처음 알아보던 2012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죠.

아무튼 새로운 기회가 열렸으니 다양하게 구매 옵션을 알아 보았습니다. 단체로 공동구매를 진행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누군가가 희생을 하거나 관리사무소의 추가 업무로 부담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이것 저것 고민해 보다가 개인이 추진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필터솔루션"이라는 업체를 통한 구매옵션을 알아 봤습니다. 환기필터 가격을 하츠의 반값에 공급할 수 있으며, 특히 네이버 쇼핑 전용 구매사이트를 통해 구매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한 것 같습니다. 아래 영상 참고하면 저희 아파트 뿐만 아니라 다른 아파트에서도 환기필터 공동구매 추진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https://youtu.be/XzKLY8h8KlE

저희 아파트 주민들은 아래 대전 도안신도시 상대동 3블럭 한라비발디 전용 사이트를 통해 구매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미 필터 사이즈는 입력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템만 선택하면 됩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filtersolution/products/4824080773

[필터솔루션] 대전 3블럭 한라비발디 아파트 환기필터 H13등급 : 필터솔루션

다만 이렇게 구매를 하게 되면 환기필터 교체는 직접 DIY로 작업해야 합니다. 누가 대신 작업해 주는 개념은 없습니다. 이런 DIY 작업이 어렵다면 하츠 AS 서비스나 환기 담당자에게 직접 구매를 추진하거나 교체를 의뢰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필터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E12 등급 이하를 미디엄필터라고 부르는 것 같고.. H13 이상을 헤파필터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공기 투과량이 차이가 있는데, 기공의 크기가 작으면 풍량이 떨어지는데.. 풍량을 확보하기 위해 헤파필터의 두께를 늘려 면적을 넓히면 좋다고 합니다. 현재 10 mm 짜리를 15-18 mm까지 늘리면 미디엄 필터 급의 풍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한 업자가 협조를 해 주지 않아 추진하지 못했습니다. 추후 필터 업계가 성장하고 필터 가격이 합리적인 선으로 떨어지면 다시 구매 업체를 알아봐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저희 아파트 헤파필터 레일 두께가 15 mm까지는 지원되는 것 같습니다.

(추가 2020/6/15 최근 이 문제를 접근해서 15mm 두께 헤파필터로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아래 글을 참고해 주세요. drkimfixnsolve.tistory.com/145)

아파트 공기청정 환기시스템 풍량 확보 방법 - 헤파필터 두께 늘리기

헤파필터를 구매해서 환기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은 아래 영상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youtu.be/3PX_TWdoT3Q 

핵심은 환기시스템의 외기 뿐만 아니라 내기도 헤파필터를 장착해서 실내공기 청정기능도 구현하는 것이 되겠습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필터 업체에서 추천하는 방식으로 외기에 프리+헤파, 내기에 프리를 장착하는 경우에는.. 외기, 내기 사이에 압력 차이가 발생해서 집안에 음압이 걸릴 수 있습니다. 음압은..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유명해진 음압병상과 같은 원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집안을 음압병상으로 만드는 것은 아무래도 몸에 좋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안하는 것이 외기, 내기 동일하게 프리+헤파필터 조합을 장착하는 것입니다. 압력이 대칭적이기 때문에 음압이 발생할 리는 없고, 풍량이 다소 감소하는 문제가 있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환기 능력이 다소 감소하지만.. 어차피 겨울 시즌 내내 24시간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세대 환기시스템의 내기, 외기 모두 프리+헤파 필터가 장착된 모습

이상 저희 아파트 환기시스템에 한정해서 적용한 내용이지만.. 전국의 많은 아파트에 비슷한 원리로 응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봉준호 감독이 말한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가 생각나네요. 참고하셔서 미세먼지와 코로나19로 우울한 요즘 실내공기를 백두산 공기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해 보시기 바랍니다.

(추가 2020/3/5) 요즘 인터넷 광고로 많이 나오는.. 아마 이 페이지에도 광고로 가끔 뜨는.. "나비엔 공기청정 환기시스템"도 기본적으로 제가 위에 서술한 것과 같은 원리인 듯 합니다. 기존 환기시스템도 헤파필터 양쪽에 추가하면 공기청정 환기시스템이 되는 것이죠. 참고해 주세요.

(추가 2020/3/7) 헤파필터 설치하고 2주가 지났는데, 세탁실에 우연히 들렀다가 소음이 생각보다 크게 들리더라구요. 헤파필터 때문에 소리가 커졌나 걱정도 되고, 헤파필터 상태가 어떤가 점검도 해 볼 겸.. 세대 환기시스템을 다시 열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쇼킹~ 쇼킹~

https://youtu.be/hFFAscivIYk

2주 만에 새까맣게 변해 버린 헤파필터 모습

일단 전열교환기가 안정적으로 매달려 있는 것 같지 않아.. 입주 때부터 약간 불만이었던 부품도 잡동사니 이용해서 보충해 봤습니다.

더 중요한 건 2주 만의 헤파필터 상태인데요.. 생각보다 더 많이 까맣게 변해 있더라구요. 지난 2주간 미세먼지 경보도 별로 없었습니다. 의외로 공기 질이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걸러진 초미세먼지를 보니 미세먼지 예보도 믿을 게 못되는 것 같습니다. 설치한 헤파필터가 0.3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초미세먼지를 잡는 H13 등급이었으니 더 그랬을 수도 있는데.. 저 먼지가 가득찬 공기에서 숨이 쉬었다고 생각하니 앞이 약간 깜깜하네요. 지난 무주 설천봉에서 바라 본 미세먼지 띠를 생각하면 너무 놀랄 일도 아닌 것 같습니다.

자.. 세대 환기시스템 헤파필터를 더 열심히 관리할 이유가 생겼네요. 실내쪽 헤파필터를 확인해 보니 이것도 상당히 많이 까매져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실내필터를 재활용하겠다는 생각은 무모한 것 같고.. 매 6개월에 한번씩 실내, 실외 다 교환해 줘야 할 것 같습니다.

의외로 프리필터는 깨끗했습니다. 아마 초미세먼지는 다 통과됐고, 프리필터가 걸를만한 입자가 별로 없었나 봅니다. 나중에 꽃가루 휘날리면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헤파필터 없이 프리필터만 있는 경우는 (지난 8년을 그렇게 살았지만..) 결국 초미세먼지에 무방비 노출되지 싶습니다. 아파트 주민 증언에 의하면 그동안 환기시스템을 키면 오히려 실내 미세먼지 수치가 올라갔었다고 합니다. 헐~

자.. 그럼 저의 환기시스템 관리 정보가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고.. 모두 적절한 필터관리로 깨끗한 실내공기에서 건강하게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저 계룡산 자락의 노란 기운은 송화가루인가요?

(추가 2020/5/6) 꽃가루, 정확히는 송화가루가 창궐하는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지난 주말 창문을 함부로 열었다가 온 집안이 노란 가루로 덥혔습니다. 덥더라도 답답하더라도 창문 꼭 닫고 공기청정 환기시스템을 믿고 환기하며 1-2주를 잘 버텨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