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추돌사고 대물보상 미수선처리 합의금 사업소 견적 인정받기 - 대인보상 미성년자 합의금 산정 요령

지난 연말 액땜한다고.. 애지중지 관리하던 2년 반된 그랜저IG가 추돌사고를 당했습니다.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해 보면.. 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중 긴급자동차가 지나가고 있어 잠시 속도를 주춤하는 사이에 뒷차가 그냥 출발해서 박아 버렸습니다. 가족들이 타고 있어 깜짝 놀랐지만 그렇게 큰 사고는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추돌한 차량 인증샷

그랜저IG 깨진 범퍼 모습

그래도 사고 충격은 꽤 돼서 목도 뻐근하고.. 범퍼도 위에 사진처럼 깨져 버렸습니다. 박힌 자국도 여기 저기 있고 번호판등 아래도 금이 갔습니다. 밤 늦은 시간 춥기도 추웠는데.. 상대보험 회사 직원이 출동해서 현장 확인하고 100% 가해 인정해서 대물피해와 대인피해 보상을 진행하겠다고 했습니다. 

대인피해 보상은 일단 치료가 진행 중이어서 딱히 진행된 것은 없습니다. 대물피해는 범퍼가 깨졌으니 바로 대물피해 보상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20여년 전에 추돌사고 한번 당했을 때는 어리숙했었던 것 같고.. 미국에서 토탈 (total loss) 혹은 전손처리를 한번 받은 적이 있어 이번에 좀더 신중히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좋은가 이것 저것 고민해 보았습니다.

아래는 당시 사고영상과 상대보험사와 대물보상 합의하는 과정을 정리한 영상이 되겠습니다. 일단 시청해 보시면.. 특히 미수선처리로 합의를 원할 경우 어떻게 대물보상팀과 합의에 접근해야 하는지 감이 잡히실 겁니다. https://youtu.be/tf7yjgMQUc8

사고 블랙박스 영상과 대물보상팀과 문자교환 내용 및 합의 과정 설명 (영상 보시고 아래 내용 읽어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특히 문제가 된 부분은 범퍼를 교환할 것이냐, 수리비만 받고 수리를 하지 않을 것이냐 였습니다. 범퍼가 깨졌으니 일견 당연히 범퍼를 교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경우 제가 어떤 공업사를 가더라도 상대 보험사는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당연히 애지중지 관리했으니 현대사업소로 입고를 시키겠죠. 다만 현대사업소는 수리가 많이 밀려 예약이 조금 늦게 잡히더라구요.

하지만 원래 범퍼라는 것이 상처도 입고 깨지기도 하는 것이어서.. 깨진 부분을 잘 살펴보면 잘 티가 나지는 않습니다. 유심히 보면 티가 나는데.. 범퍼를 무분별하게 교환하는 것도 환경에 좋지 않고.. 센서 부분이 이상이 없다면 구지 교환까지 갈 필요는 없어 보였습니다. 여러가지 센서를 테스트해 봤는데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보험사에서 연락이 왔길래 미수선처리 가능성을 물어봤더니 가능하고.. 다만 견적서는 자체 견적에 기반해서 산출하고 교통비 (렌트비의 30%) 이틀 인정해서 총 56만원 합의금으로 제시하더라구요. 일단 알았다고 하고 센서가 이상이 없는지 현대사업소가 열면 확인해 보고 다시 연락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여기저기 알아보니 일반공업사는 범퍼교환 50만원 정도를 부릅니다. 현대사업소는 범퍼교환에 85만원이라고 합니다. 당연히 피해자 입장에서는 가장 비싼 견적을 선택하는 게 상식적입니다. 거기에 렌트비 이틀하면 대략 40만원.. 결국 대략 120만원 이상 보험사가 지불해야 합니다.

그래서 보험사에 100만원을 합의금으로 제시했습니다. 답변은 "내부규정" 운운하거나 "사업소 견적을 인정할 수 없다" 운운, "입고 진행해 달라" 등등 이었습니다. 대부분 피해자가 이 부분에서 굴복한다고 합니다. 저도 살짝 당황해서.. 아니 보험회사가 이득일 텐데 왜 제가 제시한 금액에 합의를 하지 않느냐 (상사에게도) 항의를 해 봤으나, 그렇게 할 수 없으니 입고 진행하라고 큰 소리를 치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황당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범퍼 교환이 꼭 필요한지 모르겠는데.. 범퍼 교환을 강요받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냥 당할 수는 없어서 다음의 과정을 진행했습니다.

1. 일단 현대사업소에 범퍼 교환 예약을 잡았습니다. 당장 급한 것은 아니니 바쁜 일정을 피해 3월 중에 예약을 잡았습니다.

2. 그리고 1588 보험사 본사에 전화해서 불편 접수를 시도했습니다. 대물담당자들이 대화가 안되고 무례하다. 당연한 피해자의 권리를 내부규정 운운하며 피해자의 선택의 폭을 제한하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

3. 대물보상 담당자의 교체를 요구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엔 과장이라는 분이 전화를 주셔서.. 이렇게 항의하는 분들이 있다.. 내부 규정에도 불구하고 항의하는 부분을 반영해서 70만원에 합의하면 어떻겠느냐 제시하더라구요. 어? 가격이 오르네? 그럼 내부규정 운운은 뭐였죠?

그런데 70만원은 아무 근거없는 액수였습니다. 어쩌지.. 생각하다가.. 딜이라는 것이 대부분 반씩 움직이는 것이니.. 제가 이번엔 범퍼 교환 사업소 비용이 85만원이니 그걸로 그럼 합의를 하자고 했습니다. 이 액수가 합의가 안된다면 난 그냥 사업소에서 범퍼 교환을 진행하겠다. 이미 예약도 되어 있고.. 범퍼를 교환하면 보험사 입장에서 85만원은 현대사업소에 당연 지불해야 하고 렌트카 이용료는 30-40만원 추가 지불해야 한다. 난 왜 보험사가 비용을 절감하는데 합의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라고 하고 의논해 보고 연락해 달라고 했습니다.

한두시간 지나서 갑자기 과장이라는 분이 계좌번호를 불러달라고 합니다. 합의가 된 것이냐 했더니 그렇다고 합니다. 결국 계좌번호 불러주고 85만원 받았습니다. 

보험사에서 보내온 손해사정내역

저는 여기서 보험사의 접근 방식이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결국 사업소 견적을 인정해 줄 것이면서 왜 처음에 내부규정 운운하며 56만원을 제시했을까요? 이건 피해자를 등쳐 먹겠다는 발상입니다. 어리숙한 피해자가 오케이 하면 그냥 그정도 액수 주고 합의하려는 것이죠.

당연히 피해자에게 견적서를 제출하라고 하고 어떤 견적서가 제출되든 그 견적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맞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그렇게 진행하고 있고 대부분의 대물 피해자들이 가장 비싼 견적을 받아 보험사에 제출합니다. 수리비용을 받아 수리를 하든, 더 싼 공업사에서 수리하든, 자가 수리하든, 수리를 안하던.. 그건 자동차 소유주, 피해자의 권리입니다. 

이 부분은 정부가 나서서 꼭 시정해 주었으면 합니다. 대물피해 보상에서 보험사가 견적서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피해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미수선처리 비용이 자차 수리의 경우 금감원의 감독에 의해 제한되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불로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라고 합니다. 당연히 대물 미수선처리 비용에 대한 부분도 금감원이 개입해서 보험사의 부당한 행위를 중지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전까지는 피해자가 똑똑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당연히 가장 비싼 견적을 들고 협상을 시도해야 하고 협상이 안되면 가장 비싼 곳에서 수리를 하겠다라고 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견적서를 직접 받지는 않았습니다. 현대사업소 입장에서는 입고를 안하고 상담 단계에서 사전견적서를 발급할 수 있는데 1-2만원이라고 합니다. 다만 구두로 액수를 알려 주어 그 금액으로 전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자동차 대물피해 보상으로 미수선처리를 하실 분들은 제 경험 참고하셔서 최대한 많이 받아내시기 바랍니다. 절대 미안한 감정 느끼실 필요없습니다. 피해자의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추가 2020/1/29) 대인보상도 합의를 해 줬습니다. 이슈는 미성년자 합의 부분인데.. 미국에서 아이와 추돌사고가 났을 때 미성년자 부분을 부모가 대신 합의하기 때문에 18세가 되기 전까지는 언제든지 케이스를 다시 오픈할 수 있다고 하고 합의금도 성인의 두배를 주더라구요. 그래서 보험사에 성인의 두배를 요구했더니..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미성년의 경우 성인 합의금보다 작게 지급한다고 하면서 이 경우는 성인과 같은 합의금을 제시라더라구요. 와이프랑 조금 상의해 보고.. 조금 더 합의금을 올릴 수 있는 여지가 있었지만.. 피곤 지수가 올라가는 걸 감암해서.. 그냥 보험사 제시 금액으로 합의해 줬습니다. 연말 불의의 사고로 입은 몸과 맘의 상처를 이번 합의금으로 조금이나마 치유할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대인보상 합의 과정 문자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