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진아트 커피 그라인더 DIY 분해 수리

집에 고장난 쿠진아트 커피 그라인더가 있어 DIY 수리를 도전해 보았습니다. 5-6년 전에 그라인더를 사고 나서 1년도 안돼서 고장이 났다고 합니다. 커피를 담는 통의 원통 부분이 통째로 부서진 형태인데, 이 쿠진아트 그라이더 제품의 플라스틱 내구성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youtu.be/Tt8s0rW5YCo

커피 통이 부러진 쿠진아트 그라인더 DIY 수리 동영상

DIY 수리 계획은 부품이 부러졌으니 그라인더를 분해해서 부러진 부품을 꺼내고 (요즘 제가 맹신하고 있는) 강력접착제로 원래 부품에 다시 붙이는 것이었습니다. 분해만 하면 되는데.. 처음에 분해 포인트가 잘 안잡히나 싶더니 뒤쪽으로 분해가 가능하더라구요. 다만 삼각 드라이버가 필요하고요. 내부를 살펴보니 전원부가 있고 모터가 달려 있고 부러진 부품이 뚜껑 쪽에 달려 있었습니다. 뚜껑을 열어야 하는데.. 팔이 긴 드라이버가 없이는 뚜껑 분해가 불가능하게 해 놨습니다. 여기서 한번 살짝 절망했습니다.

커피통이 부러진 쿠진아트 커피 그라인더

다음 날 긴 드라이버를 구해서 다시 도전했습니다. 뚜껑을 열고, 부러진 부품에 접근을 했는데 이번에는 부러진 부품이 홀더에 들어가 있어 홀더에서 분리하는 것에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설계도가 없으니 어떻게 들어가 있는지 모르겠고, 이 부품이 빠지지 않으면 수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커피통에서 커피를 갈아주는 부분인데 이곳이 부러졌어요

부러진 커피통과 부러진 부품이 들어가 있는 내부 홀더

수리가 불가능하다고 거의 절망적으로 느껴져 포기하려다가.. 그런데 여기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제품 제작자가 분명히 조립을 했을텐데, 홀더에서 부러진 부품이 나오지 않으면 조립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논리적으로 부러진 부품이 나오지 않으면 이 제품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존재하잖아요. 따라서 어느 순간 이 부품이 분해되어야 한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처음보는 기계를 분해하다 보면 논리적으로 이곳에 무슨 일이 있어야 한다는 믿음이 생기는 순간이 있습니다. 문제 해결의 실마리인 것이죠. 그쪽을 계속 파다보면 정확한 방향을 알고 한 것은 아니지만 확 해결책에 접근하는 것 같습니다.

이 경우도 마찬가지였는데.. 분명히 분리하는 방법이 있을텐데 하고 이것 저것 돌리다 보니 아래 사진처럼 어느 순간 쑥하고 부품이 분리가 되었습니다. 거의 유레카의 기쁨을 다시 한번 맛 봤습니다. 1시간 정도 고민하고 그랬으니 춤추고 난리났죠.

홀더에서 분리된 부러진 부품의 나사선

제가 이 제품을 전에 사용해 보지 않았으니, 나사선이 숨겨져 있는 것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안쪽 부품이 돌아갔었다는 이야기만 듣고 돌리다 보니 한쪽으로는 잘 돌고 다른쪽은 잘 돌지 안더라구요. 돌리다 보니 어느 순간 나사선이 다 풀려 부러진 부품이 홀더에서 나왔습니다.

부러진 부품은 제가 최근에 만능해결사라고 칭찬한 순간접착제(drkimfixnsolve.tistory.com/130)의 도움을 받아 튼튼하게 붙였습니다. 처음엔 이게 안정할까 걱정도 했지만 쓸데없는 걱정이었습니다. 상당히 튼튼하게 접착이 된 것 같습니다.

순간접착제 만능주의 - 모든 가벼운 생활 DIY 수리 솔루션

수리를 완료하고 커피를 다시 갈아보니 5-6년 전에 들었던 날카로운 그라인더 소리가 재생되어 깜짝 놀랐습니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소리였는데 반가운 건지 괴로운 건지 모르겠습니다. 꽤 생경하게 날카로운 소리더라구요. 조립이 잘못된 것은 아니길 바랍니다. 그라인더로 커피는 매우 잘 갈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이 자동 그라인더가 고장나서 수동으로 커피를 갈려고 수고한 와이프와 제 손목에 살짝 미안해 졌습니다. 좀 더 일찍 신경써 볼 걸..

이상 그라인더 고장나서 방치하신 분들은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1년 전에 에스프레소 머신도 DIY 수리 (drkimfixnsolve.tistory.com/83)한 적이 있는데 이것도 참고해 주세요. 

필립스 세코 가정용 에스프레소 커피 머신 분해해서 수리 - 수증기 동작원리 파악 및 너트/알루��

세이비 저희 집의 작은 사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