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현대 앱 출시 - 현대자동차 보증수리 정책에 대한 단상

현대자동차 앱이 새해를 맞아 바뀌었네요. 아직 완전히 정착되어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몇몇 정보는 기존보다 조금 나아진 것 같습니다. 처음에 로그인할 때 패스워드 바꾸라는 부분이 조금 많이 귀찮습니다. 새해맞이/출시 기념 2-3개 이벤트도 하니 참고하세요.

조금더 깔끔해진 마이현대 앱 화면

현대자동차 앱을 깔며 이것저것 현대차에 대한 단상들이 떠오릅니다.

미국에서 일본 중고차만 타다가 한국에 돌아와서 탈 차를 알아보니 중고자동차 옵션이 별로 없더라구요. 원래 유럽차는 별로 안 좋아했고.. 부품값이 비싸고, 디젤이 많아 환경에도 안 좋고.. 별로 마음이 가지 않았습니다. 일본차를 사자니 당시엔 일본차가 별로 없었고.. 한국적인 정서도 있고.. 살 수 있는 건 많고 저렴한 현대 기아차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엔 상태가 좋았던 one ownership인 5년 된 NF소나타를 1.2천만원 정도 주고 샀습니다.

미국에서 워낙 다양한 중고차를 사 봐서 나중에 기회되면 중고자동차 사는 법에 대해 저의 노하우를 살짝 풀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현대자동차 얘기로 돌아와서.. 2003년 미국에 처음 갔을 때 일반도로에서 현대자동차를 발견하고 너무 감격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왠지 자랑스럽고.. 막 아는 척 해도 될 것 같고.. 당시엔 산타페가 참 많이 팔렸나 봅니다. 비슷하게 베스트바이나 코스트코에서 삼성TV 보면 자랑스럽고 그랬습니다.

얼마 안 있어 미국 메이저 언론/방송들이 현대자동차를 싼 차라고 비웃는다는 걸 알았습니다. 저도 한국에서의 기억도 있고 현대차는 중고라도 거들떠 보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싼 가격으로 밀어 붙이는 현대차의 마케팅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현대차를 선택하게 됐고.. 역시 미국은 자본주의의 총아라고.. 무조건 돈으로 승부할 수 있습니다. 히스패닉이나 이런 사람들은 딱히 미국에 대한 애국심도 없고.. 비싼 포드, GM 사느니.. 현대차를 선택합니다.

그렇게 점점 더 많이 팔리면서 현대차의 기술력도 올라갔습니다.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인지 어느 순간 미국에서 최초로 10년/10만 마일 보증수리를 전면에 내세워 공격적 마케팅을 했습니다. 처음에 사람들도 비웃었지만 10년 10만 마일 (16만 킬로) 은 전혀 무시할 만한 조건이 아니었습니다. 더 많이 팔리면서 현대차에게 새로운 명성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이후 현대차 품질의 정점은 슈퍼볼 광고로 등장한 제네시스 아닐까 합니다. 적당한 할인과 10년 10만마일 보증수리가 있다면 저라도 미국차, 일본차 대신 현대차를 사겠습니다. 실제로 그런 분들도 많이 봤고요.

한국에 돌아오니 이런 현대의 품질 자신감은 온데 간데 없었습니다. 자국민을 상대로 3년 6만 키로가 전부였습니다. 구지 현대차를 새차로 살 필요가 없었습니다. 잡은 물고기 밥 주지 않는 경우겠죠.

그렇게 중고차 두대로 잘 살다가.. 애들도 커 가고 하니 경차 모닝을 처분하고.. 새차를 사기로 결심했습니다. 정말 많은 고민을 하다가.. 일본차? SUV? 결국 당시에 모델 변경 신차인 그랜저IG 하이브리드로 결정했습니다. 결정 배경엔 하이브리드 배터리 및 관련 부품 평생 보증 부분도 한 몫 했습니다. 일반 보증은 똑같이 3년 6만 키로이고요.

그동안 아주 만족해하며 타고 있었는데 요즘 3년 보증 만료가 다가오니 이것 저것 눈에 들어 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2018년 이후로 현대자동차 보증 수리 정책이 바뀌었더라구요. 기존 3년 6만 키로에 자기 취향에 따라 2년 8만이나 4년 4만 키로 옵션을 선택할 수 있더군요. 차를 많이 끌지 않는 저로서는 4년 4만이 아주 매력적이 옵션이어서 현대자동차에 전화해 보니 2018년 이전 구매자들에게 소급 적용은 힘들다고 합니다.

역시 현대자동차 클라스가 후덜덜이네요. 잡은 물고기 이론인가요? 북미의 10년 16만키로에 비하면 택도 없는 보증 정책이지만 그마저도 자국민에 우호적이지 않은 현대자동차 서비스가 절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런 서비스로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 남을 수 있을까요? 세상은 점점 더 하이퍼 컨넥티드 초연결사회로 가고 있는데.. 모른 척 자국민만 차별하는 정책으로.. 하늘을 가리고 살 수 있을까요? 자세히 보면 그랜저IG 하이브리드 배터리 보증 정책도 평생 보증에서 10년 20만 킬로미터로 다운그레이드 되었더라구요.

현대자동차의 서비스 정책은 글로벌 스탠다드와 꺼꾸로 가고 있는 듯 합니다. 더 늦기 전에 각성하시기 바랍니다. 얼마 안되는 고객이라도 정당한 대우를 해 주면 더 큰 충성도로 보답받을 수 있습니다. 소탐대실이라고.. 평생 자동차만 만들 것이 아니라면.. 2017년 기존 구매자에게도 보증수리 정책 옵션을 열어 주십시오. 궁극적으로는 현대자동차의 브랜드인 10년 20만 정책을 글로벌하게 적용하면 좋을 듯 합니다  

글로벌 기업 애플이 최근 서비스 부문을 눈에 띄게 강화한 것을 잘 벤치마킹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