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벽지 갈라진 곳 DIY 자가 보수 - 순간접착제 + 크레파스 콜라보

2011년 아파트에 입주할 때 사전점검 포함해서 여러가지 하자 보수를 요청할 수 있게 해 줬었습니다. 그 중에서 천장 도배 (벽지) 일부분에 울 진 곳이 있어서 하자 접수를 했었는데.. 이게 처음부터 눈에 밟혔습니다. 이미 입주한 상태에서 도배를 다 뜯어내고 다시 하자니.. 공사가 너무 커지기도 하고.. 왠지 낭비도 심한 것 같아 그렇게 까지 요구하지는 못했습니다. 우리가 너무 까탈스런 입주자인가 살짝 반성도 해 보고.. 그래도 신경쓰이니 어떻게 해 달라고 하니.. 하자 보수 때문에 상주하시는 담당자께서 방문하셔서.. 도배라는 것이 다 뜯어내고 다시 해도 또 똑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으니 그것보다는 부분적으로 수리를 해 보자.. 하시는데 왠지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분이 하시는 대로 내버려 뒀었는데.. 기술자 수리가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이 아니고, 울진 부분의 도배 벽지를 칼로 갈라서 살짝 뜯고 내부에 본드를 발라 그냥 팽팽하게 댕겨서 붙여 주는 것이었습니다. 도배 벽지가 약간 탄력이 있나 봅니다. 그렇게 수리를 하니 그냥 저냥 참을 만한 수준이 되어 그대로 넘어 갔었습니다.

10년이 다 되어가니 언제부터인가 그때 수리했던 울 졌던 부분.. 칼로 갈랐던 부분이 아래 사진처럼 이렇게 활짝 벌어졌습니다. 아.. 그냥 그때 도배 다시 해 달라고 할 걸 하는 후회를 와이프랑 몇 번 했지만.. 이미 지나간 배, 떠나간 버스인 걸 자책해 봐야 아무 소용없는 일이었습니다. 어차피 이곳 뿐만 아니라 도배에 텐션(장력)이 심하게 걸린 곳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갈라지는 것 같습니다.

입주 당시 울졌던 곳이 활짝 갈라진 모습

텐션 (장력) 때문에 저절로 갈라진 부분을 수리 시작하는 모습

이렇게 아파트가 노후화되면 처음 입주했을 때의 설레는 마음은 사라지고.. 아파트에 정이 떨어지죠. 이런 경우 많은(?) 혹은 일부 사람들이 아파트의 현금성에 기대어 차라리 아파트를 사고 파는 옵션을 선택합니다. 다른 아파트로 이사가면서 인테리어를 다시 하고..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도 인테리어는 아니더라도 도배를 다시 하고 입주합니다. 낭비도 이런 낭비가 없죠. 적당히 관리해 주면 될 문제를 엉뚱하게 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작은 문제 때문에 집안 전체 도배를 다시 하는 것도 침소봉대 문제를 키우는 것이고.. 결국 이 부분을 어떻게 수리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지 고민을 지난 3-4개월간 지속적으로 해 왔습니다. 꽝꽝 박는 스테이플러가 있는데 이걸 이용할 수도 있는 데.. 깔끔하게 이음새가 없어질 것 같지도 않고 스테이플러가 보이면 역시 눈에 밟힐 것 같습니다. 결국 본드를 이용해서 붙여야 할 것 같은데.. 그때 기술자가 사용한 본드를 구할 수도 없고.. 고민만 하다가.. 드디어 오늘 집에 가지고 있는 순간접착제를 이용해서 그냥 붙여 보자 맘먹고 DIY 수리를 도전해 봤습니다. 다음 동영상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https://youtu.be/-Q3xveczfis

천장 도배 갈라진 곳 DIY 수리 영상

도배 DIY 수리 준비물은 앞서 말한 순간접착제와 순간접착제로부터 손을 보호해 줄 수 있는 나이트리 (니트릴) 장갑, 천장에 접근할 수 있게 해 주는 사다리, 갈라진 곳 마무리 할 수 있는 크레파스 정도 되겠습니다. 아파트에 왠 사다리인가 하실텐데.. 예전에 미국에서 쓰던 코스트코 사다리가 이곳까지 따라와 집에 있습니다. 가끔 천장 작업할 때 정말 요긴하게 쓰고 있습니다. 

순간접착제, 나이트릴 장갑 한짝, 사다리 준비 완료

2년 된 순간접착제는 의외로 접착력을 제대로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순간접착제가 굳는 순간 약간 따뜻하다 혹은 뜨겁다 라는 느낌이 나이트릴 장갑을 통해 전해집니다. 순간접착제가 손에 많이 묻기 때문에 나이트릴 장갑이 없으면 거의 불가능한 작업처럼 보입니다. 꼭 장갑끼고 작업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갈라진 도배를 수리할 때 최대한 울 진 곳이 없도록 갈라진 쪽으로 밀면서 도배를 붙여야 하더라구요. 첫번째 보다는 두번째, 세번째 작업이 훨씬 완성도 높게 나왔습니다. 또 갈라진 곳을 잘 붙였다 하더라도 갈라진 곳이 표시가 나는데.. 하얀색 크레파스를 이용해서 칠해 주니 크랙이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저희 부부의 오랜 숙원 사업이 해결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도배 갈라진 곳 있으신 분들은 도배 다시하지 마시고.. 혹은 아파트 이사가지 마시고.. 저처럼 순간접착제와 크레파스 이용해서 부분 수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적절히 관리만 해 주면 새 아파트 감성을 오래동안 유지할 수 있습니다.

(추가 2020/4/30) 도배가 갈라졌다고 표현했었는데.. 도배는 벽지를 붙이는 행위이고 정확하게는 벽지가 갈라졌다고 표현해야 하네요. 역시 아무 생각없이 단어를 쓰면 실수를 하는 것 같습니다. 위에 도배라고 표현된 부분은 벽지로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0년 된 실크벽지가 갈라지고 들뜬 곳이 발생해서 순간접착제와 나이트릴 장갑을 이용해서 간단히 보수하는 내용이 되겠습니다. 아주 전문가 솜씨는 아니고, 여분의 벽지가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임시방편? 땜빵? 뭐 그런 수준의 보수가 되겠습니다. 참고해 주시고.. 동영상도 군더더기 없이 5분 요약으로 편집해 봤습니다. https://youtu.be/mlH97mJTm7k 

입주초기엔 주는 여분의 벽지를 보관하고 있다면.. 목공풀과 커터칼로 보수하는 방법이 많이 공개되어 있으니 역시 참고해 주세요.